배터리·6G 등 첨단산업 협력 강화
군사·안보 넘어 경제공동체로 격상
4대그룹은 美에 44조원 투자 약속
韓, 세제 등 인센티브 지원 당부
군사·안보 넘어 경제공동체로 격상
4대그룹은 美에 44조원 투자 약속
韓, 세제 등 인센티브 지원 당부
■상호 경제공동체로 격상
한·미 양국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의약품, 차세대이동통신(6G) 등 첨단 제조업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일본·대만 등 동맹국들과 연대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편, 중국과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도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산업분야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적극 호응했다. 이전까지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 차원의 일방적인 의존관계였다면, 이번에는 글로벌 선도국가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협력하는 상호 호혜적인 입장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제협력 범위를 구체적으로 첨단·신흥 기술분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제조·기술개발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이 확인된다.
미국은 중국에 맞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핵심성장 업종의 주도권을 쥐고자 한다. 관련 업종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을 미국 내 유치함으로써 자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하려는 의도다.
우리나라 산업부와 미 상무부는 면담 이후 핵심산업의 회복력 있는 공급망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성명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저탄소 경제가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공동의 경제번영을 견인한다는 것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세제혜택·규제완화 후속과제 남아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미국과의 협력에 따른 효과를 놓고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양국 정부가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핵심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을 위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양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 기업의 투자 발표를 통해 공급망 강화, 기후변화 대응 등 미국의 시장환경 변화로 예상되는 수요 증대와 경쟁 심화에 대응하며 현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업종을 둘러싸고 중국, 유럽, 미국이 독자노선을 걷거나 합종연횡을 가속화할 만큼 해당 업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한·미 간 공조 약속을 통해 우리 기업들은 탄탄한 시장 확보와 고도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다만 이번 회담 결과가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로 결정한 만큼 수반되는 리스크를 양측 정부가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향후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에서 재검토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해선 한·미 철강산업 간 밸류체인 강화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회복이 이뤄지도록 새로운 접근을 요청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근거로 동원한 규정으로, 현 정부 내에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은 "차세대배터리,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 및 인공지능(AI), 5G, 6G, Open-RAN 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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