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씨 사망과 관련해 "현재까지 범죄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씨 관련 수사진행 사항을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손씨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과 관련해 끊임없이 제기되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손씨의 유족 측은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보완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경찰은 A4용지 23쪽 분량으로 수사 과정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사건 개요부터 주요 수사 사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B씨 수사 상황, A씨의 당일 행적, 제기된 의혹별 질의응답 등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청에서 직접 수사를 지휘하고 서초경찰서 강력 7개팀을 전부 투입하고 있다"라 "손씨 사망과 관련해 현재까지 범죄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손씨가 한강에 들어간 경위에 대해 중점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손씨의 최종 체류지점으로부터 약 180m 거리에 있는 반포나들목 CC(폐쇄회로)TV를 중심으로 주변 CCTV 및 제보 영상 등을 집중 분석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수사 자료를 통해 "손씨가 해외 해변에서 촬영한 사진, 국내에서 물놀이 하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손씨 유족 측이 손씨가 물을 무서워해 한강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경찰은 당시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4%였다고 전했다. 사체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이 포함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음주 수치는 이보다 낮은 0.105%~0.148%로 볼 수 있다는 게 국과수와 경찰의 의견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손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가 다른 곳에 숨겨져있거나 버려졌다는 의혹에 대해선 "A씨 휴대전화는 마지막 통화 시간(아버지와 통화)인 오전 3시 38분께부터 전원이 꺼진 오전 7시 2분께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씨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귀가했다가 가족과 함께 손씨를 찾으러 한강공원에 돌아온 뒤 당일 오전 5시 40분께 손씨 부모에게 이를 돌려줬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A씨는 손씨 휴대전화를 갖고 간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계속 확인 중"이라고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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