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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 조세회피 차단"… G7, 최저법인세율 설정 합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1 17:46

수정 2021.06.01 17:46

미국 '최소한 21%' 최초 제안
논란 일자 '15% 수준'으로 낮춰
유럽과 디지털세 갈등 숙제 남아
정확한 하한선 아직까지 베일
G7 재무장관 "내달 G20 기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다국적 대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오는 7월까지 세계적으로 통하는 최저법인세율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다국적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지역 본부를 두고, 각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본부 소재지 세율에 맞춰 법인세를 내는 행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조세회피라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과 G7 등이 주장하는 최저법인세율 제도는 참여국들이 법인세율에 하한선을 설정해 일부 국가들이 기업 유치 목적으로 법인세를 지나치게 내리지 못하게 막고 기업들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본부를 옮기는 동기를 차단하자는 취지로 나왔다.

호주 캔버라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누출된 G7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 초안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을 포함한 G7 재무장관들은 이달 4~5일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세율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장관들은 누출된 초안에서 "우리는 정책을 너무 빨리 철회하지 않고 성장에 투자하며 수준 높은 일자리 창출과 기후변화 및 불평등 해결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경제 회복이 단단히 자리 잡으면 미래의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공 재정의 장기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조세회피 문제를 거론했다.

앞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 IT 기업의 조세 회피를 비난하며 2019년 '디지털세'를 도입해 기업들이 조세회피를 이용해 제대로 내지 않은 세금을 별도의 세목으로 걷기로 했다. 이에 반발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곧장 무역보복에 나섰다.

지난 1월 출범한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일단 트럼프 정부의 무역 기조를 이어받으면서도 유럽과 화해를 꾀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연설에서 국제적인 최저법인세율을 도입해 조세회피 시비를 없애자며 주요 20개국(G20)과 이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각국이 최소한 21%의 법인세를 걷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G7 국가들 사이에서도 세율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미국은 15%의 세율을 다시 제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회원국의 코로나19 대응 재원 마련을 위한 세수 확보 차원에서 미국의 제안과 별도로 12.5%의 최저법인세율을 추진중이다.

G7 장관들은 초안에서 "G7 회원국이 과세 권한을 할당하는 문제에 대한 공평한 해법과 최저법인세율에 합의하겠다는 큰 포부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7월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OECD 논의를 촉진하기 위해 일단 G7 차원의 합의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번에 누출된 공동성명 초안에는 G7이 추구하는 최저법인세율이나 경제회복이 "단단하게 자리 잡은"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G7 재무장관들은 초안에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 기업들이 기후변화와 관련한 재정 내역을 시장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국제 경제가 안정되려면 누구나 코로나19 백신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백신을 구입하고, 민간 영역에서도 발벗고 나서 백신을 분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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