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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전 뛰어든 하림 “팬오션과 물류 시너지 내겠다” [인터뷰]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1 17:50

수정 2021.06.01 18:11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법정관리 받던 팬오션 인수
연매출 2조 우량사로 만들어
인수 성공시 사업간 협력 기대
이스타항공 인수전 뛰어든 하림 “팬오션과 물류 시너지 내겠다” [인터뷰]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해운과 항공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상장사인 팬오션은 200척 넘는 선단을 보유하고 있어 해운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매출 2조4971억원, 영업이익 2252억원을 거뒀다.

김 회장은 1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기존 팬오션을 통해 해상화물만 했지만, 항공화물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팬오션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항공화물쪽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던 팬오션을 1조원 넘는 거액을 들여 인수해 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 당시 비용이 많이 드는 장기 용선 계약은 해지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 꾸준히 1500억~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팬오션은 철광석, 석탄, 곡물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에서 70%의 매출이 나온다.

다만 인수 자체는 아직 넘을 산이 높다. 여객 업무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가 늘어나고 있고, 최우선 변제 대상인 임직원 임금과 각종 세금도 수백억원에 달해서다.

김 회장은 "임금, 세금 등 강제로 인수해야 할 부채가 상당해 인수 과정에서 원매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인수자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역량이 있는 하림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하림지주는 연매출 2조원에 자산만 10조원에 달한다.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이며, 팬오션이 보유한 순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1900억원 수준이다.

다만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매각은 사전에 우선매수권자가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중견기업이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된 상태다. 하림그룹이 우선매수권자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더라도 법원은 다시 한 번 우선매수권자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이후 우선매수권자가 하림그룹이 제시한 금액보다 더 높은 매각가를 제시하면 인수 기회는 우선매수권자에게 돌아간다.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 역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광림은 크레인, 특장차 등 중장비를 취급하는 회사다.

옛 양재동 화물트럭터미널 부지에 도심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 김 회장은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 하고 있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화물터미널 부지는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의 자회사 엔바이콘이 2016년 5월 26일 4525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정부는 2015년부터 이 일대에 양재 도시첨단 물류단지를 추진했다. 서울시와 하림의 뜻이 맞지 않아 지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하림 주가는 전일에 비해 95원(3.00%) 상승한 3260원으로 마감됐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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