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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비트코인...규제 이어 금리인상 덮쳤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8 16:42

수정 2021.06.08 16:42

옐런 미 재무장관,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금리인상하면 가상자산 투자 매력 감소
테슬라 사태→中 규제 강화→美 금리인상 시사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의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은 4개월만에 3000만원대로 폭락했다. 가상자산 하락세는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대부분 알트코인에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단속이 강화한 직후 미국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가상자산의 투자매력이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옐런,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이 급락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이 급락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영국 런던에 방문해 7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보다 약간 높은 금리환경이 만들어지면 사회적 관점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점에서 더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3만6000달러(약 4000만원) 선에서 현재 3만2000달러(약 3500만원) 선까지 급락, 3만달러 선까지 위협받을 정도가 됐다. 오후 4시 10분 현재 3만2667달러(약 3639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이날 비트코인은 3000만원 대로 떨어졌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3000만원 대 시세를 보인 것은 2월 5일 이후 약 4개월만이다. 현재 시세는 3790만원 대다.

마찬가지로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하락세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지난 5월 12일 4362.35달러(약 486만원)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이더리움은 현재 2500달러(약 370만원) 선까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43% 하락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5월 중순 급감한 이후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세도 돌아섰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5월 12일 2조5620억달러(약 2854조원)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현재 1조4910억달러(약 1661조원)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42% 줄었다.

금리 오르면 가상자산 투자↓

금리인상은 가상자산 같은 위험자산에 있던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결과로 이어지다. /사진=뉴스1로이터
금리인상은 가상자산 같은 위험자산에 있던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결과로 이어지다. /사진=뉴스1로이터

이날 가상자산 시세 하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사에 따른 것이다. 투자자산은 크게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나뉜다. 안전자산은 예금, 적금 등 원금이 보장되는 것이며 위험자산은 주식, 채권 등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가상자산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보통 시장에서 금리가 떨어지면 위험자산에 자금이 몰린다. 은행에 돈을 넣어도 이자가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를 모색하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에 있던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위험회피(헤지) 성향을 가진 자산들의 매력도 희석시킨다. 올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화폐 가치 하락에 따라 가상자산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비트코인도 급등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라 비트코인의 투자가치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사기(Scam)으로 보인다"며 "달러와 경쟁하는 화폐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으며, 나는 달러가 '세계의 화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에 美中까지...엎친데 덮쳐

가상자산 급락은 지난 5월 12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에서 촉발돼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미국의 금리인상 시사까지 이어지며 폭락장이 형성됐다. /사진=뉴스1로이터
가상자산 급락은 지난 5월 12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에서 촉발돼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미국의 금리인상 시사까지 이어지며 폭락장이 형성됐다. /사진=뉴스1로이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의 최근 잇따른 급락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가 차레로 영향을 끼쳤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이어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른 바 있다.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과 함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막대한 전기량을 사용하는 비트코인 채굴산업의 구조를 지적하면서 시장은 즉각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어 중국은 금융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가상자산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경고했으며, 류허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51차 회의에서 가상자산 채굴 및 거래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중국 내에서 채굴 금지령이 확산되고 있으며, 최대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가상자산 관련 유명인사들의 계정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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