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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反中 아냐" 바이든 떠나자마자 중국 달래는 G7정상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06:57

수정 2021.06.16 10:5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개최 중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뉴스1 제공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개최 중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나라나 있을까.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던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주요 회의가 끝나자마자 "회의가 ‘반(反)중국’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며 곧 바로 수위 조절에 나섰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토 성명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과장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많은 문제에 있어 우리의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많은 측면에서 우리의 파트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은 중국과 이견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무역, 기술개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길 원한다”며 “확실히 말하지만 G7은 반중국 클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나토 지도자들은 중국을 러시아처럼 적으로 보지 않는다.
나토 회의장의 그 누구도 중국과 신(新)냉전에 빠져드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이런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21세기 최대의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맞추고는 있지만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의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중국 문제를 이번에 주요 의제로 올렸다. 한 외신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토 회의장 복도에서조차 베이징을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몇몇 회원국은 초강대국의 냉전에 말려드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쳐 288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영국은 오는 2025년까지 10년에 걸쳐 중국으로부터 1050억 파운드(약 166조원)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프랑스 동부 도시 브뤼마트에는 중국 기업 화웨이의 첫 해외 5세대(5G) 무선통신 장비 생산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같은 무역 거래 및 투자 유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유럽 주요국들이 중국을 적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 간 틈을 벌리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미국 언론은 “유럽과 미국의 분열을 확대시키는 것이 베이징 외교의 핵심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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