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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LG에 무슨 일이 있었나? [성일만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3 13:33

수정 2021.06.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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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SSG와의 원정 경기서 6회 3점 홈런을 때린 채은성이 홈으로 귀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22일 SSG와의 원정 경기서 6회 3점 홈런을 때린 채은성이 홈으로 귀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6월의 LG는 확실히 진격 모드다. 22일 홈런 7방으로 SSG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5연승을 내달렸다. 슬슬 독주기미마저 보인다. 진작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6월 1일만해도 LG는 4위에 처져 있었다.


4일 KIA에 패해 6위까지 내려앉았다. 눈앞에 빨간 신호가 켜졌다. KIA에 연승을 거두어 2위까지 치고 올라 간 LG는 9일 선두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나 싶었다. 10일 두산에 혼나면서 3위로 밀려났다. 일진일퇴, 오리무중의 앞날이었다.

16일 키움전 패배는 뼈아팠다. 6회까지 3-2로 앞서 나가다 역전패 당했다. 그 상태로 끝났더라면 선두를 탈환할 수도 있었다. 대개 역전패는 극단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잘 되는 팀은 금세 떨쳐내지만 안 되는 팀은 두고두고 상처가 덧난다.

LG는 전자였다. 17일 LG는 키움을 상대로 전날의 역전패를 되갚아 주었다. 5회까진 4-5로 뒤져있었다. 먼저 선취점을 올렸으니 이대로 가면 또 역전패다. 이틀 연속 역전패는 깊은 상흔을 남길 수 있다.

7회 1사 후 채은성이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만약 LG가 1위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이 한 방은 두고두고 기억될 홈런이다. 홈런은 이른바 부수효과를 가져다준다. 분위기 반전이다. LG처럼 타력이 강하지 않는, 최근엔 그렇지 않지만, 팀에선 더욱 그렇다.

한국야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약속의 8회’. LG는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대타 이천웅이 중견수 플라이를 날렸다. 3루 주자 김용의가 리터치 홈인. 그러나 키움의 항의로 비디오 판정까지 이어졌다.

결국 원심을 인정받아 LG가 6-5로 이겼다. LG는 2위로 올라섰고, 18일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LG는 5연승의 경쾌한 발걸음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LG의 분위기는 전과 확연이 달라졌다.

LG는 얼마 전까지 극심한 ‘투고타저’를 겪었다. 2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3.50으로 1위다. 팀 타율은 0.252로 9위. 하지만 6월 17일부터 5경기만 놓고 보면 천지개벽 수준이다. 팀 타율이 무려 0.299. 5경기서 터트린 홈런만 11개다.

6월 16일까지 LG의 팀 타율은 0.248이었다. 51개의 홈런을 때려 경기 당 0.78개를 기록했다. 이후 5경기서는 경기 당 2.2개를 터트렸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이탈한 상태에서 나온 기록이라 더 놀랍다.

최근 5경기서 3방의 대포를 날린 LG 트윈스 김현수. /사진=뉴시스화상
최근 5경기서 3방의 대포를 날린 LG 트윈스 김현수. /사진=뉴시스화상

김현수와 이형종이 각각 3개씩 대포를 날렸고, 문보경과 채은성이 2개씩 보탰다. 나머지 하나는 정주현의 몫. LG는 22일 홈런 7방, 16안타로 SSG 마운드를 집중 폭격했다. ‘타저’의 팀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최근 LG는 투타의 밸런스가 맞아 들고 있다. 새는 한 쪽 날개만으로 날 수 없다. 투수력만으로는 늘 빠듯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현수(0.307, 홈런 11개) 홍창기(0.323) 채은성(0.300, 홈런 9개)에 문보경(0.277, 홈런 5개)이 가세하면서 LG 타선은 환골탈태했다.


모멘텀(momentum)이란 주가의 상승 혹은 감소 추세를 미리 알려주는 변곡점을 의미한다. LG의 2021시즌 모멘텀은 전 날 역전패 분위기를 딛고 재역전에 성공한 6월 17일 경기다.
딱 꼬집어 말하면 7회 터진 채은성의 동점 홈런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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