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종합금융플랫폼이 목표
대출·송금 등 핀테크 서비스
기업가치 비교대상도 같아
고평가 논란에도 잠재력 충분
경쟁구도 펼쳐질지 시장 주목
“시너지 내면 시총 60조도 가능”
카카오의 두 금융 계열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가운데 시너지가 날지, 출혈 경쟁을 벌일지 관심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카카오페이는 송금·결제서비스로 주력 사업이 다르지만 두회사 모두 '종합금융플랫폼'이 목표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대출·송금 등 핀테크 서비스
기업가치 비교대상도 같아
고평가 논란에도 잠재력 충분
경쟁구도 펼쳐질지 시장 주목
“시너지 내면 시총 60조도 가능”
■사업분야 겹쳐 경쟁 벌일 듯
7일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공모주 일반청약을 진행한 후 다음달 5일 상장한다.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4~5일 일반 청약을 한 후 같은 달 12일 상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희망공모가는 3만3000~3만9000원으로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카카오페이지의 희망공모가는 6만3000~9만6000원으로 상단 기준 시총은 12조5512억원에 달한다.
양사 모두 카카오의 금융계열사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만큼 공모주 청약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사상 최초로 일반청약 물량의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고평가 돼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상장 이후 초반 흐름은 단기적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양사의 사업 분야가 대출, 송금, 보험 등 겹치는 부분이 있고,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확장을 꿈꾸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앞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콘텐츠, 여행·레저 등 분야와 금융상품과 결합하는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할 경우 맞춤형 금융상품, 자산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는 기업간(B2B) 결제 시장에 진출하고, 대출 역시 개인신용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엠티에스(MTS) 출시를 준비 중이고,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은 디지털손해보험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결국 두 기업은 사업영역 확대로 대출, 송금 및 각종 핀테크 서비스가 겹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두 기업 모두 브라질의 핀테크 업체 '패그세구로'를 비교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패그세구로는 브라질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UOL'의 핀테크 플랫폼 자회사다. 브라질의 소비자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결제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플랫폼으로 출범했다가 이후 디지털 뱅킹을 통한 선불결제 및 신용카드 발급 등으로 플랫폼 사업을 확장했다.
■시너지 낼 경우 시총 60조도 가능
반면 상장 초기에는 고평가 논란이 있는 카카오뱅크보다는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가 좀 더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장외 주식 시가총액은 32조3600억원으로 국내 1위 금융 지주사 KB금융의 시가총액 22조4500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시중 은행과 달리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영업이라는 특수성과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등을 반영한 만큼 글로벌 인터넷은행으로 비교 기업을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플랫폼이라는 특수성을 지닌다해도 시총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비교 기업들 중 페이팔을 선정했지만 카카오페이와 비교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글로벌 기업이라는 논란도 나온다. 하지만 IT 업계에 몰리는 돈이나 최근의 폭발적 성장세를 감안하면,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 기업의 확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지가 시너지를 일으켜 협업이 이뤄진다면 시가총액이 두 회사가 합쳐서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별도의 상장기업으로서 업종 내 경쟁하는 관계로 전환하다보면 헤게모니가 한쪽으로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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