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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 후 FA 오타니 몸값 걱정 [성일만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1 14:15

수정 2021.08.11 18:05

오타니 쇼헤이 /사진=AP뉴시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AP뉴시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ML 전체 홈런 1위(37개)를 달리고 있다. 오타니는 이른바 ‘2도류’ 선수다. 타자는 물론 투수까지 겸하고 있다. 투수로도 6승1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 구속 161㎞ 강속구를 앞세워 86이닝을 던지고도 세 자리 수 탈삼진(106개)을 훌쩍 넘겼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특급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11일 2년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오타니의 몸값 예고 기사를 내놓았다.

대체 2년 후 오타니는 얼마나 벌게 될까? 2023년 오타니는 만 29세다. 타자로는 절정기를 맞는다. 오타니의 가치는 ‘2도류’ 선수로서의 희소성에 있다. 이 두 요소를 합치면 대략 계산서가 나온다.

무키 베츠(29·LA 다저스)는 지난 시즌 도중 팀과 12년 3억6500만달러(약 42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역대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그보다 1년 전 마이크 트라웃(30·LA 에인절스)은 10년 3억6000만달러 잭팟을 터트렸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계약은 어땠을까. 31세에 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7년 1억3000만달러 초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치로 스즈키는 이들에 비하면 돈 복이 조금 적었다.

이치로는 27세이던 2001년 3년 1400만달러의 겸손한 몸값에 메이저리그로 옮겼다. 그의 가치가 입증되자 2004년엔 4년 44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당시 이치로의 경우 기량보다 나이가 문제였다.

30세를 훌쩍 넘기고서도 펄펄 날자 2008년 35세의 나이에 5년 9000만달러라는 굵직한 계약을 성공시켰다. 이치로는 44세이던 2019년 75만달러에 계약할 만큼 현역 연장에 대해 강한 집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3089개 안타를 기록했다.

그럼 오타니는 얼마를 받아야 할까. CBS스포츠는 LA 에인절스가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 엄청난 몸값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인절스는 트라웃과 엔서니 렌던 두 명의 선수에게 매년 7000만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오타니가 FA 자격을 얻기 전 앨버트 푸홀스, 저스틴 업턴과의 계약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지만 3명의 선수에게 1억달러(오타니에게 30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준다는 가정 하에)를 지불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오타니가 시장에 나오면 그를 탐낼 구단은 널려 있다. 원조 ‘2도류’ 베이브 루스는 25세 이후엔 사실상 타자에만 전념했다. 보스턴 시절인 1919년엔 17경기 133⅓이닝을 던졌다. 그해 29개 홈런으로 두 번째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듬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해서는 1경기 4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대신 타자에 올인 54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이후 루스는 ‘2도류’를 포기했다. 하지만 27세 오타니는 여전히 그 꿈을 단념하지 않고 있다.

오타니만한 타자는 메이저리그서 찾아보기 힘들지 않다. 그러나 ‘2도류’의 상품성을 지닌 선수는 오직 오타니 뿐이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300만달러. 2년 후면 10배 혹은 그 이상의 연봉 계약이 가능해 보인다. 오타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35개·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홈런왕과 MVP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해내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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