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날릴 처지에 밤잠 설쳐"
환불 지연 등으로 불안감만 커져
소비자 패닉 속 폰지사기 의혹도
금융당국 "피해 최소화위해 노력"
환불 지연 등으로 불안감만 커져
소비자 패닉 속 폰지사기 의혹도
금융당국 "피해 최소화위해 노력"
#. "처음에 싸다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모씨(36)는 최근 '머지포인트'로 100만원 가량을 날릴 처지에 놓여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씨는 "막상 '먹튀'했다고 하니까 공짜 좋아하다가 크게 당한 느낌이 든다"며 온라인 카페를 통해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20% 할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머지포인트가 판매 중단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집단소송 등을 준비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90만원에 멘탈 나간다" 피해 호소
17일 머지포인트 피해자 등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상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집단소송을 준비한다는 단체 채팅방, 카페 등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머지플러스 측은 서비스 중단과 함께 90% 환불 방침을 밝혔지만 환불 지연 등으로 불안감만 커지는 상황이다.
머지플러스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200여개 브랜드 6만여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상품권 머지포인트를 20% 할인 가격으로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앱 누적 가입자가 100만명, 발행 포인트 누적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 머지플러스 측이 예고없이 포인트 사용 가능 매장을 대폭 축소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지난 13일 가입자들은 머지포인트 본사로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 대거 몰리기도 했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 카페 등 온라인에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인 한 피해자는 "쓰고 남은 포인트가 90만원 좀 넘게 있다. 누구에겐 90만원이 적은 금액이지만 나는 당장 생활에 타격을 입으니 멘탈(정신)을 잡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 사이에선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를 키운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금감원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 주장을 하고 있다.
책임론에 직면한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정은보 금감원장이 회의를 소집해 관계기관과 협조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또 유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불업체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는 사례를 파악,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폰지 사기 의혹도…
일각에서는 머지포인트의 적은 자본금(3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발행된 상품권을 책임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뜻한다.
결과적으로 머지포인트가 환불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끌다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는 "사기라 단정 지을 순 없다"고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머지플러스 측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속 입장문을 내고 있다.
지난 6일 권남희 대표는 공지문을 통해 "고객 예치금과 회사 운영 자금을 철저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독, 광고, 수수료 매출규모가 인건비 등의 운영지출보다 현저히 높다. 인건비를 비롯한 회사 운영비는 투자 자금과 매출 수익내에서 지출되고 있다"며 파산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12일에는 "관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4분기부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려 한다"며 "정확한 시기는 안내할 수 없지만 최대한 이용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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