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출로 근근이 버텼는데, 이젠 대출도 안돼" 자영업자 하소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23 17:45

수정 2021.08.23 18:34

자영업자비대위 간담회
방역지침에 생계 위협 주장
"자영업자에 책임 떠넘겨…
지원금도 제대로 전달 안돼"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 관련 단체들이 참석해 저마다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1년 가까이 영업제한·영업금지 조치를 당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희망회복자금 등 정부 지원금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 관련 단체들이 참석해 저마다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1년 가까이 영업제한·영업금지 조치를 당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희망회복자금 등 정부 지원금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역지침을 바꿔야 한다. 더 버틸 수가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눈물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1년 가까이 영업제한·영업금지 조치를 당해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희망회복자금 등 정부 지원금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방역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방역지침의 패러다임 변화와 세밀한 정부 지원 시스템을 촉구했다

23일 자영업자 단체들은 서울 서초구 진명빌딩에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호프연합회·전국카페사장연합회·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전국공간대여업협회·청계대림상가상인회 등이 참석했다.


이창호 호프연합회장은 "호프집은 1차 식사한 후 매장 방문해서 음식을 드신다. 8시에서 9시 정도 돼야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하루에 겨우 1~2시간 문 열고 퇴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대료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들의 개인방역을 철저히해 함께 생존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며 "방역 패러다임을 바꿔 자영업자가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티룸·스터디카페·코인노래방 등 신생업종을 경영하는 소상공인들은 행정체계의 경직성과 산업에 대한 이해부족에 분통을 터트렸다. 개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방역기준을 적용해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는 호소다.

파티룸을 운영하는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장은 "파티룸은 공간대관업으로 신종업종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을 당했다"면서 "하지만 정부 방역지침을 보면 우리가 판매하지 않는 음식에 대한 수칙 등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 업종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저희 목숨과 생활이 걸린 행정 정책을 실행한 것"이라며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경기석 코인노래방협회장도 "코인노래방은 구조 자체가 분리된 공간에서 소수 인원이 10분, 20분 노래한다"며 "그런데도 (일반 노래방과 같은)인원제한, 평방미터 재한, 방역수칙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방역지침에 대한 '이용자의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고 회장은 "방역수칙 위반으로 과태료를 받으면 재난지원금 지급도 제한된다. 이것은 이중처벌 성격이 짙다"며 "과태료는 업주 300만원, 이용자 10만원이다. 이용자 과태료를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개인회생·개인파산 절차 간소화와 주휴수당 폐지 등 경영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요청했다.

정부의 희망회복자금에 대한 제도적 미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매출 파악에 '국세청 신고자료'만을 기준으로 해 네이버 페이, 카카오페이 등 새로운 결제로 발생한 매출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경기 안산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저는 간이사업자로 분류되서 코로나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며 "그동안 대출을 받아 살았는데 이제는 대출도 안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에서 파티룸을 운영하는 B씨는 "정부가 무조건 국세청 자료만 인정한다"며 "네이버페이 등 시스템 결재가 매출액의 99%인데 전혀 모른다"고 분개했다.
경기 수원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요즘은 실물 카드로 직접 결재하는 분이 없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전자결재 대행 서비스로 대부분 결재한다"며 "제도적 부족함으로 지급되지 않은 버팀목 플러스 지원금은 반드시 다시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요구와 마찬가지로 확진자 수 중심 방역지침에서 치명률을 낮추는 방식의 방역지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공생의 방역지침'을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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