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인 채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인상했음에도 국고채 금리는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불확실성 해소' 이슈가 부각되며 채권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3.7bp(1bp=0.01%p) 내린 연 1.398%에 마감했다. 2년물과 5년물도 전날보다 3.6bp, 2.8bp 떨어진 연 1.258%, 1.65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20년물, 30년물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만 1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9bp, 0.1bp 상승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국고채 금리는 통상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1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인상됐음에도 대부분 국고채 금리의 방향성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분을 선반영한 상태였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크게 작용하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장기간 기준금리 동결 끝에 인상을 결정했지만, 이미 4·4분기 금통위 금리인상분까지 채권금리에 선반영된 상태였다. 이에 8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일제히 올랐다가 오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 채권 가격을 끌어올린 결과(채권금리 하락)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초 1.25%까지 올린다면 그때야말로 채권시장이 많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채권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주목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갈린다.
8월에 이어 4·4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이미선 연구원은 "내년 초 3번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면서 "3번째 인상을 논하기에 너무 빠른 속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인상을 비롯, 내년 상반기까지 총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그는 "금통위가 11월 0.75%에서 1.0%로 인상한 후 내년 상반기 중 1.0%에서 1.25%로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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