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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급 퍼즐’ 완성… 입주에만 8년, 집값 안정 ‘먼 훗날’ [수도권에 신도시급 신규 택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30 18:13

수정 2021.08.30 18:13

의왕·화성 등 입지 서울과 멀어
신규 수요흡수에는 다소 역부족
5년후 입주모집 중장기 효과만
GTX 변경에 건설취지 변질도
2·4 ‘공급 퍼즐’ 완성… 입주에만 8년, 집값 안정 ‘먼 훗날’ [수도권에 신도시급 신규 택지]
정부가 30일 수도권 신도시급 2곳을 포함한 전국에 14만호를 공급하는 3차 신규 택지를 확정하면서 2·4 대책의 주택공급 대책 퍼즐이 완성됐다. 문재인정부가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에서 '공급 확대'로 정책 기조를 변경한 후 사실상의 마지막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인 셈이다.

다만 이번 신규 택지공급 카드는 입지가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서울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3차 신규 택지의 입주자 모집 시기가 2026년이라 아직 5년이나 남아 있고, 실제 입주까지는 2~3년 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4대책 주택공급 퍼즐 완성

정부는 최근 한달 새 집값 고점론 등을 포함한 대국민담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이어 신규 택지까지 집값 잡기 대책을 하루가 멀다고 쏟아내고 있다. 이번 신규 택지공급 카드는 서울 태릉골프장 저밀개발 등 주택공급계획 변경을 반영해 당초 계획된 13만1000호보다 9000호 늘어난 14만호 규모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따라 경기도 의왕·군포·안산 경계지역과 화성 진안 등 신도시급 2곳 등 수도권 7곳의 신규 택지에서 12만호가 공급된다. 지방권에서도 세종시 2곳 등 총 3곳에서 2만호가 추가된다.


이로써 정부가 2·4 대책을 통해 수도권 18만가구, 지방 7만가구 등 총 25만가구의 신규 공공택지 확보 계획이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정부 내에서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은 이번 택지를 끝으로 사실상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급대책의 일관성이 중요하고, 이 상황에 블록버스터급 대책을 '빵' 하고 터트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며 대규모 공급대책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신규 택지는 정부 기대와 달리 당장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어 서울 지역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신규 택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은 경기 중남부지역에 속하는 곳으로 서울과는 거리감이 있다.

앞서 발표한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서울 동쪽)과 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서울 서쪽), 광명시흥(서울 서남쪽)과 비교해서도 턱없이 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규 택지 대부분은 인접 수도권보다는 경기도권으로 보이는 만큼 서울의 주택수요를 얼마만큼 흡수할지 확신하기 쉽지 않다"며 "광역교통망은 물론 신규 택지도 완공과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긴 만큼 최종 결과는 차기나 차차기 정부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 "신규 택지의 입지는 서울권과는 거리가 있어서 매력적이지는 않다"며 "경기 남부 일부의 주택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서울권의 주택수요가 반영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입주시기만 7~8년…시장 안정 '글쎄'

입주시기가 최장 7~8년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2022년 하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2024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입주자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즉 입주자 모집은 5년이나 남았고, 청약 이후 실제 입주까지 2~3년이 더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차 신규 택지는 2026년부터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으로 당장 공급 체감을 현실화해 주변 집값안정을 도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대량의 주택공급을 통한 심리적 안정 시그널을 주는 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도시급 신규 택지 중 의왕·군포·안산 신규 택지는 GTX-C 노선 의왕역 정차가 검토되면서 '급행철도'의 건설계획 취지가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GTX-C 노선은 최근 민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인덕원역과 왕십리역을 추가 정거장으로 제안하면서 12개로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의왕역이 추가되면 GTX-C 노선은 의왕~금정~인덕원~과천 등 반경 15㎞ 안에 4개 정차역에 들어서게 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GTX는 도심에서 거리가 멀수록 교통개선 효과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하는 택지지구 교통대책의 필수가 되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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