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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산업 주도하는 시대… ESG 평가 전담기관 있어야"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에 듣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4 18:30

수정 2021.09.14 18:30

재활용 넘어 새활용으로
제로 웨이스트·플라스틱 프리…
문명의 척도가 될 만큼 핫이슈
걸림돌 규제 합리적으로 개선해
자원순환 생태계 키워 나갈 것
세계 환경시장 진출 가속화
우즈베키스탄·베트남·몽골
3곳에 해외지사 세우고 거점화
매립·소각·축분 음식물 처리 등
유럽·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4일 인천광역시 서구 환경공단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추진 중인 사업의 주요 현안들을 설명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이날 환경공단이 추진할 핵심 사업으로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 해외진출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이 14일 인천광역시 서구 환경공단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추진 중인 사업의 주요 현안들을 설명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이날 환경공단이 추진할 핵심 사업으로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 해외진출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한국환경공단이 글로벌 미래 환경산업을 주도하는 메카로 거듭난다.

국내 자원순환 생태계를 고도화시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그린뉴딜의 기본 뼈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해외 지사 설립을 추진해 환경 산업 노하우를 수출하는 포스트코로나 환경 로드맵도 가동한다.

대담 = 조창원 경제부장

장준영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14일 인천광역시 공단내 집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환경이 최우선 과제가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소명의식을 갖고 공단 개혁작업에 심혈을 쏟고 있다"면서 중장기 환경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장 이사장은 "'환경을 덤으로 간주하던 시대에서 환경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시대로 바뀌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면서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 해외진출 가속화, 조직 시너지 극대화 등 3대 경쟁력 방안을 제시했다.


■미래 환경관리 전략까지 착착

환경공단은 기존 자원재활용을 넘어 미래 폐자원까지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와 관련, 장 이사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로 늘어나는 폐배터리 등의 회수 재활용 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 4개 권역에 미래 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구축했다"며 "경기도 시흥시 수도권 폐자원 지원센터가 9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거점수거센터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회수해 잔존가치를 측정한 뒤 보관시설에서 보관한다. 보관된 폐배터리는 산업화 연구 단계를 거치거나 민간에 매각된다. 매각된 폐배터리는 구리, 니켈, 알루미늄, 리튬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거나 배터리 팩이나 모듈 단위로 재사용하게 된다. 장 이사장은 "배터리 재활용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흥 거점수거센터는 내년 1월 본격 가동이 시작된다. 시흥시 외에 충청권 충청남도 홍성군, 호남권 전라북도 정읍시, 영남권 대구 달서구에 각각 설치됐다.

'쓰레기 제로'와 '탈플라틱' 사회가 현대 문명 수준의 척도가 되는 시대다. 이에 발맞춰 장 이사장은 올해 초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물티슈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손수 이끌고 있다.

장 이사장은 "식당이나 가정에서 쓰는 대부분의 물티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며 "물티슈는 변기에 버리기 쉽고, 그대로 하수처리장에 흘러가 하수 처리를 방해하고 바다로 흘러가 미세 플라스틱의 원료가 된다"고 우려했다. 장 이사장은 "어떻게든 이를 막아보려 올해 1월 1일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물티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법적으로 물티슈 원재료에 플라스틱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규제 이슈가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부산시에서 벌인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은 2020년 공공기관 혁신대회 대통령상(대상)을 거머쥐며 대성공했다. 공단은 플라스틱 수지 대신 펄프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을 독려하고, 전국에서 아이스팩을 수거해 필요한 곳에서 재사용하도록 나눠준다. 올해는 전국으로 아이스팩 재사용 캠페인을 확대했다. 올해 80만개의 재사용 아이스팩을 수거해 공급할 것을 목표로 잡았던 장 이사장은 내친김에 100만개까지 달성해보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환경시장 개척 나선다

내년은 환경공단이 해외 환경시장으로 내달리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전망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코로나19로 연기됐던 해외사업들의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동아시아 국가에 해외지사를 새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 이사장은 "내년에는 신북방, 신남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사업들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몽골 등 3개국에 해외 지사를 세우고 이를 주요 거점으로 삼아 해외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환경공단은 해외 진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미 이들 국가에서 민간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환경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현대 엔지니어링과 협업해 25만톤 하수처리장의 35만톤 규모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몽골에서는 올란바토르 게르지역 위생개선 사업 등 4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 카인드), 삼성 엔지니어링과 함께 진행 중인 소각장, 하수처리장 설치사업은 내년초 최종 결정을 받은 뒤 하반기 착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와 함께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시에 상수급수 연결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공단 전문가를 파견했다. 위생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장 이사장은 "해외 진출 패러다임이 기존에 건설, 토목, 하수 등에서 벗어나 매립장, 소각장, 축분 음식물, 하수 슬러지 처리 등 통합 융복합시설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유럽과 일본에 비해 우리 공단의 사업단가는 낮으면서도 풍부한 기술력과 경험을 갖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준정부 기관으로서 직접 투자의 길은 막혀 있어 아쉽다"면서 공단이 해당 프로젝트에 소수 지분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SG 선도하는 전문기관 표방

한국을 대표하는 환경전문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위상 높이기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 전담기관 지정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장 이사장은 "공단이 그간 쌓아온 환경 분야 전문성과 노하우, 축적된 환경 부문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할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며 "공공기관들의 안전보건 평가를 전담하는 기관이 있는 것처럼 ESG 경영도 평가전담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전담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16개 전략과 48개 실행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까다로운 규제 장벽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장 이사장이 공들이는 프로젝트다.

환경전문심사원을 통해 지난 2019년 본격화된 통합환경관리 제도를 지원한다.
사업장에서 각종 허가 신청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환경 관리 계획서에 대한 검토와 사업장 사후관리 역할을 도맡아 한다. 장 이사장은 "산업별로 환경에 관한 인허가 기관이 달라 기업들의 고충이 많았는데 심사원이 인허가 제도를 묶어 지원하고 있다"며 "첫 해엔 제철, 소각로 분야에 적용했으며 올해는 비철 금속 업계, 내년에는 정유, 전자업계로 확대해 5년간 전 업종을 통합환경관리에 편입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산업이 환경과 관련이 돼 있다"며 "공단이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 장준영 이사장 약력
△1952년 전남 보성 △광주일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민주화운동청년연합 공동의장 △녹색환경운동 이사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녹색환경운동 이사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정리=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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