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기존 통화완화 정책 유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완화됐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테이퍼링'이 '조만간'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대폭 하향조정했지만 물가 전망은 높였다. 테이퍼링에 속도가 붙어 금리인상 역시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시기가 빨라질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 첫번째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6~7회 금리인상이 예상됐다.
뉴욕 주식시장은 그러나 큰 변동 없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감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 테이퍼링 11월 시작
연준은 이날 예상대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통화완화 정책을 서서히 줄여나가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FOMC는 회의 뒤 성명에서 "일반적인 예상대로 개선이 지속된다면 자산매입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조만간 타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이 11월 시작해 내년 중반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21일 CNBC가 공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연준이 11월 2~3일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하고, 12월부터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 통화정책 유지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 금리인상 시계 빨라져
그렇지만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예상 시기는 앞당겨졌다.
FOMC 위원 18명 가운데 절반이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로 당초 예상됐던 2023년이 아닌 내년을 꼽았다.
나머지 위원 9명은 내년 중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봤지만 이들 위원 9명은 내년 중 최소 1차례 0.25%포인트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6월 회의에서는 2022년에 첫번째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7명이에 그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3년말까지 3~4회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간을 2024년으로 확대하면 모두 6~7차례 금리인상이 예상됐다.
6월 회의에서는 내년말까지 금리인상은 없고, 2023년 중 2번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 경제전망은 대폭 후퇴
연준이 6월 회의에 이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은 그러나 당시보다 좋지 않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5.9%에 그쳐 6월 예상됐던 7%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년 이후 전망치는 상향조정됐다.
내년 성장률은 3.8%로 6월 예상치 3.3%보다 0.5%포인트, 또 2023년 성장률도 2.5%로 6월 전망치 2.4%보다 0.1%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은 올해 전망치부터 6월에 비해 상향조정됐다.
월별 변동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올해 3.7%를 기록해 6월에 예상했던 3%보다 0.7%포인트 더 뛸 것으로 FOMC 위원들은 내다봤다.
내년 이후 인플레이션 전망도 역시 높아졌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3%로 6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2023년 인플레이션은 6월 예상했던 2.1%보다 0.1%포인트 높은 2.2%로 전망됐다.
에너지·식료품을 포함한 일반적인 의미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4.2%로 6월 예상했던 3.4%보다 0.8%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FOMC 위원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내년 이후 물가 오름세는 완화돼 2023년까지 6월 예상치와 같은 2.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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