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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서 만지면 실제로도 느끼는 VR장갑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7 12:00

수정 2021.09.27 18:25

UNIST 배준범 교수팀 개발
UNIST 배준범 교수(오른쪽)가 오진혁 연구원과 함께 VR장갑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UNIST 배준범 교수(오른쪽)가 오진혁 연구원과 함께 VR장갑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메타버스 시대를 가속화 시킬 수 있는 가상현실(VR) 장갑을 만들었다. 이 장갑으로 보기만하던 가상현실 속에서 물체를 만지고 열이나 진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장갑이 자극 전달과 센서 기능이 통합돼 가상 기술 훈련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폭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배준범 교수는 VR 장갑을 만들었다고 27일 밝혔다.

VR 장갑에는 고정밀 유연 센서가 장착돼 있어 사용자 손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로 전달한다.
또 가상세계의 열과 진동 같은 자극을 손으로 다시 전달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갑은 5개 손가락의 10개 관절 각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열감과 진동도 여러 단계로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손가락의 움직임을 가상화면에 즉석에서 보여줄 수 있고, 뜨거운 물 속 쇠공을 잡는 가상현실에서도 실제 뜨거운 물에 손을 넣다 뺀 것 같은 순차적 온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으로 금속 덩어리와 나무토막을 만졌을 때 온도 차이를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배 교수는 "개발된 가상현실 장갑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로 언급되는 VR·AR 분야의 혁신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액체금속을 이용한 소프트센서 기술로 2017년에 ㈜필더세임을 창업해, 실험실 개발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진은 이에 앞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고정밀 유연 센서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장갑 제작에는 액체금속을 인쇄하듯 찍는 기법이 쓰였다. 이 장갑의 센서, 발열 히터, 도선 같은 주요부품은 자체 개발한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으로 얇고 정밀하게 제작돼 손가락을 굽히거나 움직여도 부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배 교수는 "액체 금속 프린팅을 통해 센서, 히터, 도선의 기능을 한꺼번에 구현한 최초의 연구"며 "액체금속 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착용형 시스템의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연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VR 기술은 최근 증강현실(AR)과 함께 훈련,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 시장 규모도 2027년까지 전세계 약 62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성과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고승환 교수팀과 공동연구해 첨단 기능성 재료 분야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매터리얼즈(Advance Functional Materials)'의 가상현실 기술 특별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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