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심각한 전력난 타개를 위해 결국 광산업체들에 석탄 채굴 확대를 지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을 일단 중단하고 경기둔화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전력난을 완화하는 것으로 정책 기조를 돌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관영 증권보를 인용해 중국 최대 석탄 생산지대인 내몽고 에너지 관리들이 72개 지역 광산업체들에 석탄 채굴을 1억t 확대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리커창 총리도 이날 신규 광산 개발, 석탄화력발전소 감세혜택 등 석탄 생산 확대를 위한 일련의 정책 지원 조처들을 발표했다.
중국은 유럽과 천연가스 확보 경쟁에 들어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자 화력발전소 가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때문에 알루미늄 등 전력 소모가 많은 산업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제한송전에 나서는 등 전력 소비 억제책을 시행하고 있다.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가동이 차질을 빚자 중국은 현재 전체 전력 공급의 절반을 담당하는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확대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호주와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공식적으로 막은 상태여서 석탄 부족이 심화하자 자국내 석탄 채굴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력난은 심각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알루미늄 같은 전력 수요가 막대한 산업 뿐만 아니라 애플 부품 업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체들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북동부 지역에서는 가정용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력난으로 식품 생산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럴(SG)이 중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5%로 낮추는 등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 중이다.
이는 결국 중국이 다시 석탄으로 회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르페미나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석탄시장은 여러 다양한 요인들과 강한 수요 속에 이례적으로 수급이 팍팍한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르페미나는 특히 "중국과 인도는 석탄 부족이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미국, 유럽 시장 역시 팍팍하기는 마찬가지다. 현 상황은 확실히 지속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내 석탄 가격이 올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이번주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에 비해 3배 넘게 폭등했다.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대신 천연가스 사용을 확대해왔다. 이때문에 팬데믹 이후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확대 속에 유럽과 중국이 천연가스 확보 경쟁에 나서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로 환산할 경우 유가보다 2배 넘게 높은 배럴당 2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파산 위기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중국은 에너지 위기까지 더블펀치에 내몰리자 결국 석탄 생산 확대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석탄생산 확대 전략으로 지난해 39억t에 이르렀던 중국내 석탄 생산량은 시주석의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더 확대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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