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이 부동산 서비스 자회사 매각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3000억달러(약 352조원)가 넘는 막대한 부채로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 업체인 헝다 붕괴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밤 규제당국에 제출한 공시서류에서 홉슨개발홀딩스에 헝다부동산서비스그룹 지분 50.1%를 200억홍콩달러(약 3조원)에 넘기려던 협상이 지난주 결렬됐다고 밝혔다.
현재 헝다 부실은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과 금융체계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헝다는 자회사 거래 재개 신청으로 매각 협상 결렬을 공식화했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헝다 그룹 부동산서비스 자회사는 헝다가 매각 가능성을 공개한 뒤 이달들어 거래가 중단됐다.
헝다는 그러나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며 20일부터 거래가 재개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공시에서 밝혔다.
헝다는 중국 지도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에 칼을 빼들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수차례 해외 채권자들에게 이자 지급도 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최초의 채무불이행 당시 헝다는 채권자들로부터 30일 지불유예를 허가 받았고, 부동산서비스 자회사 매각으로 유동성을 마련해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번주말 마감하는 유예기간 안에 헝다가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이자지급에 실패하면 공식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
헝다는 규제당국에 제출한 공시 서류에서 중국 지방은행 한 곳의 지분 매각 외에는 그룹 자산 매각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 부동산 업계는 물론이고 중국 금융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헝다가 이자 지급에 실패한 이후 고급 부동산 개발업체 판타지아와 시닉 홀딩스가 각각 2억600만달러, 2억4600만달러 채권 지급을 디폴트했다.
또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고위험 중국 회사채 수익률은 1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국 당국은 그렇지만 개입을 통한 헝다 구제에는 비판적이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난주 헝다 위기 이후 이와 관련한 최초 언급을 통해 사태 개입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PBOC는 헝다 유동성 위기에 따른 시장 충격은 '통제가능'하다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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