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하려면 보험대리점 자격 따야 가능
마이데이터·전금업은 금지
보험업법 개정 외엔 답 없어
금융소비자법이 전면 시행된 후 보험 관련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10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들은 판매 채널에서 비교·추천 기능을 완전히 없앴고, 보험과 대출 등을 종합서비스하는 업체는 보험 관련 추천 서비스를 접는 방안에 대해 설문조사까지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데이터·전금업은 금지
보험업법 개정 외엔 답 없어
■"개발비 들였는데…"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다 빠졌다
보맵, 뱅크샐러드, 해빗팩토리 등 핀테크업체들은 보험 관련 비교추천 서비스를 더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 보맵은 상품 추천 과정에서 '보장핏팅'이라는 절차를 삭제했다. 금소법 계도기간 종료 전에는 보맵에서 보험상품을 사는 과정이 총 3단계로 이뤄졌다. 사용자 조건 입력-보장핏팅-사용자 구매 순이었다. 보장핏팅은 사용자가 입력한 조건에 따라 최적의 상품을 골라 보여주는 서비스다. 사실상 보맵의 핵심 서비스로 가장 많은 개발비가 들어갔다. 하지만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당국 입장에 따라 보장핏팅 과정은 없앴다. 조건에 따른 유사 상품을 나열식으로 보여줄 뿐 맞춤형 추천은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동종업종인 해빗팩토리도 사용자 조건에 따라 보험상품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앱에서 뺐다.
뱅크샐러드는 보험상품을 접는 방안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조사에는 보험상품 추천 서비스를 하지 않을 경우 실망스러움은 어느정도인지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플랫폼 대리점' 나올까
인슈어테크 업체들은 보험업법 개정이 없는 한 현재까지는 비교추천 서비스는 할 방법이 없다. 금융위원회 등 당국은 온라인 금융플랫폼 업체들이 보험상품이나 카드를 비교추천하는 경우 이를 '광고'가 아닌 '중개'행위라고 봤다. 금소법상 상품을 중개하려면 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공생관계가 밀접했던 핀테크업체와 카드업계는 방법을 찾았다. 핀테크 업체가 카드업체와 상품 제휴만 맺으면 중개업 없이도 비교나 추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여러 카드 상품과 제휴 계약을 꾸준히 진행하면 된다. 대출상품만 전문으로 하는 핀테크 업체들의 경우 판매중개업 자격을 따는 것으로 적법하게 비교 추천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보험상품이다. 금융플랫폼이 보험상품 비교서비스를 하려면 직접 보험대리점(GA) 자격을 따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전자금융업자나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GA 자격을 딸 수 없다. 당국이 관련법 개정을 해야만 풀 수 있는 부분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플랫폼 업체들의 개발 비용은 상품 입점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비교하고 손쉽게 추천받도록 하는데 들어간다"면서 "내년 1월 1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될 경우 비교 추천 서비스는 같이 돼야 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 당국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개정안에 '온라인 플랫폼 대리점'이라는 분류를 넣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존 보험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추진이 쉽지는 않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은 없지만 연내 최대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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