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요소수 품귀 대란으로 어린이 통학버스가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통학차량 운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린이 통학 차량 대부분이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경유 차량인 탓이다. 현장에선 요소수 대란이 돌봄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이번주 넘어가면 통학 차량 멈춰 설 가능성 높아"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어린이집이 보유한 통학 차량 1048대 가운데 경유 차량은 686대(65.4%)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 될 경우 통학 차량 운행이 위태로운 실정이라고 호소한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는 "하루에도 협회에 10건 넘게 요소수 부족 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요소수) 품귀가 11월 중순을 넘어간다면 당장 통학 차량 운행을 멈춰야 하는 유치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에 문의를 해도 돌아오는 답변이 없고, 협회 측에서도 요소수를 구해줄 수 없는 노릇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 A영어학원 관계자는 "통학차량 지입 기사 세 분이 며칠 전 소속 회사를 통해 요소수 두 통을 겨우 구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연말까지는 버틸 여력이 된다고 하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학 차량이 멈춰 설 경우 돌봄 공백과 교통 체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재훈 전국셔틀버스노조 충북지부 부위원장은 "어린이 통학차량의 경우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셔틀버스가 멈춰 설 경우 돌봄 공백이 우려된다"며 "아이를 직접 바래다 주려는 부모들의 차량으로 유치원 등 일대가 교통 체증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로 버스 운행을 못해 수입이 제로에 가까웠다. 위드코로나로 이제야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다가 '요소수 대란'이 터져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한 불 끄기보다 공급망 다각화 해야"
요소수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중국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요소 1만8700여t에 대한 수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중국 현지 공관은 우리 기업이 수출 전 검사를 신청한 일부 요소 물량의 검사가 완료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요소 수입으로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품귀 대란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공급망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특정 국가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수입 다변화와 재고 물량 확대 또는 전략 물자로 바꿔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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