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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구애 나선 美.G7...중국과 경쟁 치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2 16:20

수정 2021.11.22 16:28

- 중국, 공동 번영 주문하며 농산물 178조원 수입과 방역 지원 등 당근책으로 제시
- 미국 등 G7, 경제분야 협력과 안보로 아세안 국가들 포섭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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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강규민 기자】 미국과 주요7개국(G7) 동맹국들이 아세안(동남아시아연합)을 두고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경제와 방역을,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각각 아세안에 당근으로 꺼냈다. 명목은 협력과 지원이지만, 사실상 자국 편에 설 것을 요구하는 줄 세우기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7개국(G7)은 내달 10~1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릴 외교개발장관 회의 때 아세안 회원국도 사상 처음 초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참여한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회의에서 G7을 주축으로 하는 서방과 한국, 호주를 포함한 아·태지역을 폭넓게 초청함으로써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시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은 아세안 최대 수입국이면서 최대 수출국이도 하다. 2020년 기준 중국은 아세안을 상대로 5743억 위안 규모의 무역 흑자를 냈다. 같은 해 중국·아세안 교육 규모는 중국 전체 가운데 14.5%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G7이 경제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세안을 처음 초청한 것은 경제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되면 아세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겐 타격을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7 의장국인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세계적으로 더 긴밀한 경제, 기술, 안보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자유, 민주주의, 기업을 발전시키고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가 유리한 위치에서 협력하도록 독려하는 세계적인 자유 네트워크가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아세안 정상회의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4년만에 참석하며 꺼내든 무기도 ‘동남아의 안보’ 약속이다. 아세안 국가들 중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부루나이, 베트남 등 5개국이 남중국해 사이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나머지 2개국은 중국과 대만이다.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제시한 것 역시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와 경제적 틀 형성, 동맹·우호국 연대한 경제적 이익 수호 등이었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아세안과 대화 관계 30주년 기념 정상회의를 갖고 “양측 관계의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이며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 발전에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연설은 주로 중국과 아세안이 이웃이기 때문에 상호 원조를 통해 공동의 번영과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경제와 방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5년간 1500억달러(약 178조원) 규모의 농산물 구입 △방역과 경제회복을 위해 3년 동안 15억달러(약 1조7800억원) 개발 원조 지원 △1000개의 선진 응용기술 제공 △향후 5년간 아세안 청년 과학자 300명 중국 방문 교류 △중국산 백신 1억5000만 도스 추가 제공 등을 아세안 회원국에 제시했다.

또 시 주석은 “아세안과 협력해 간섭을 제거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부정적인 요인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국제·지역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은 패권주의를 단호히 반대하며 대국이 소국을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진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다자주의를 미국의 패권주의와 대비되는 단어로 사용해왔다. 시 주석은 미국의 중국 핵무기 확대 주장을 의식한 듯 중국은 가능한 서둘러 동남아 비핵지대 조약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에는 강압적인 내용은 없다.
하지만 아세안 국가들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편에 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세안과 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 2019년에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지난해에는 유럽연합(EU) 제치고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됐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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