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파월의 연준 2기, 치솟는 물가 차단·고용 안정에 '올인'[파월 연준의장 재지명]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3 18:05

수정 2021.11.23 18:05

美 통화정책 긴축 유지 전망
임금상승으로 2%물가 목표 위협
금리인상 압박에 달러 급등
4년 연임이 확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 이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파월 의장의 2기 임기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AP뉴시스
4년 연임이 확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오른쪽) 이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파월 의장의 2기 임기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AP뉴시스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악화하는 인플레이션 및 임금 상승 문제가 충돌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은 첫 임기 동안 연준 역사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의장이 되며 완전 고용에 우선권을 부여했다"며 "두번째 임기에선 일자리를 희생할 위험을 무릅쓰고 인플레이션에 우선권을 주는 역행을 실행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2% 오르며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노동력 부족이 만연하고 임금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모두 연준의 2%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파월 의장도 백악관 재지명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공고화 방지 의지를 밝혔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가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과 이번에 부의장으로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장애물이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펼치기 위해 내년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연준은 금리 인상 조건으로 고용 상황과 물가를 보고 있지만,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인 4.6%에 달하고 임금 상승률은 6%로 올랐다. 이에 전문가들은 임금 상승이 지속된다면 물가 상승률이 2% 가까이로 떨어지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3% 이상에 머물 경우 파월 의장은 보다 높은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낮은 금리로 뒷받침된 주식과 부동산 가치를 훼손할 수 있고, 실업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파월 재선임 영향으로 미국 달러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42% 올라 96.53 수준으로 움직였다. 2020년 7월 이후 최고다. 미국의 금리 인상압박에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 현물과 선물은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며 달러가 16개월 만에 최고를 경신했고, 달러로 거래되는 금은 가격에 하방압력을 받았다.

해외의 금 매수자에게 달러 강세는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의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금은 매도압박을 받는다.

파월 의장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연준의 긴축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파월 의장의 재신임 소식에 2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이 팬데믹 이후 최고를 경신한 점도 금값 하락에 일조했다.

의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에 비해 파월 의장이 더 매파(완화적)로 비쳤고, 연준이 현재의 통화정책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값을 떨어뜨렸다고 키코메탈의 짐 와코프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 유임을 발표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한 재지명 연설에서 파월 의장을 향해 "전임 행정부에서 그는 전례 없는 정치적 간섭에 맞섰다"라며 "그렇게 함으로써 성공적으로 기관의 온전성과 신뢰성을 지켰다"고 평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8년 2월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비난을 견뎌야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군가는 아마 내가 왜 공화당 전임자가 선택한 제이(파월 의장 애칭)를 재지명하는지, 왜 민주당원을 뽑지 않는지, 왜 새로운 피를 수혈하거나 연준의 방향을 다르게 잡지 않는지 궁금해할 것"이라고 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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