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등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커져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는 누구인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격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윤 후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에서 본경선 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공식 출범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고 '잠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29일 소수 의원들과 만찬을 한 후 SNS에 '웃음 표시'(^^) 이모티콘과 함께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는 글을 올렸고, 이 대표는 다음날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이 대표의 돌발행동 배경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문제와 최근 논란이 된 '당대표 패싱'과 '일정 조율'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영입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선대위가 출발했다. 윤 후보의 첫 지방 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만이 동행했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측근'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28일 윤 후보의 측근으로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을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하고 "장 의원이 선대위 인선 작업을 주도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전날(30일)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어떤 인선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모시는 데 역할을 하거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반대한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이 대표의 '잠적'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국민의힘 초·다선 의원들은 일제히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3선의 김태흠 의원은 "여러분들의 지금 언행은 사욕만 가득하고 전략과 시대정신 부재인 무능의 극치"라고 비판하며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서 녹여내라"라며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께 대선 승리의 희망을 주어라"라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당무 권한을 가진 윤 후보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선대위 잡음에 대해 "저도 잘 모르겠다.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말했지만, 당무까지 맡아 선대위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후보가 선대위 구성과 관련된 논란에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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