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은 계속 번질 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0일 열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세력 규합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는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 동참을 선언했다. 영국과 캐나다, 일본 등의 가세도 예상된다. 문재인정부는 베이징을 한반도 종전선언 무대로 활용하려던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미국은 가세를 바라지만 중국이 "결연한 반격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신장위구르는 역사적으로도 늘 정치 지형이 불안정했다. 6~8세기엔 유라시아에서 맹위를 떨쳤던 돌궐이 지배하던 곳이었다. 고구려는 중원을 장악한 수·당의 위협에 맞서 돌궐과 연합하기도 했다. 1949년 신중국 수립 후 신장위구르 자치주로 편입됐으나, 2009년 대규모 사상자가 나올 정도로 위구르족의 저항은 만만찮았다. 지금도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 위구르족과 티베트족의 분리 움직임이 가장 거세다.
중국 입장에선 신장위구르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땅이다. 세계적 목화 산지로 원유 매장량도 적지 않아서만이 아니다. 핵 실험장도 이곳에 두고 있는 데다 유럽을 향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제노사이드(인종 말살)란 비난을 사면서까지 위구르의 독립 움직임을 봉쇄하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신장위구르의 지각변동 요인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터키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 6개국의 '투르크어사용국기구(OTS)' 출범도 그런 징후다. 옛 돌궐의 부활을 뜻하는, 이들과 신장위구르의 재결합은 중국으로선 악몽의 시나리오일지도 모르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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