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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우승 후보로 깜짝 변신할까 [성일만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4 14:20

수정 2021.12.14 18:11

NC에서 KIA로 말을 갈아탈 것으로 보이는 나성범 /사진=뉴스1
NC에서 KIA로 말을 갈아탈 것으로 보이는 나성범 /사진=뉴스1
올겨울 KIA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FA시장의 투·타 최대어 양현종(33)과 나성범(32)을 한꺼번에 낚아챌 기세다. 올시즌 9위에 그친 KIA는 이 둘을 확보할 경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KIA는 2017년 11번째 우승 이후 잠행 모드로 들어갔다. FA시장에 낚시대를 던진 적이 없었다.
KIA의 FA 영입은 2017년 최형우가 마지막이었다. KIA는 최형우에게 100억원을 쓴 후 ‘원샷 원킬’로 우승을 차지했다.

4년 만에 KIA는 잠행에서 주행 모드로 전환했다.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 체제로 바꾼 KIA는 집토끼 양현종에 이어 산토끼 나성범까지 투톱을 싹쓸이할 분위기다.

양현종과는 이심전심 사실상 도장찍기 수순만 남아 있고, 나성범의 마음도 고향 빛고을 쪽으로 반쯤 끌어당기기에 성공했다. 첫 FA 자격을 얻은 나성범이 역대 최대, 혹은 그에 준하는 금액으로 KIA 품에 안길지만 남아있다.

최재훈이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 박해민이 LG와 4년 60억원에 사인한 점으로 미루어 나성범의 몸값은 10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짐작된다. 나성범에 대한 원 소속팀 NC의 애착이 상당한 점을 감안하면 4년 이상의 다년 계약에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IA는 2021시즌 0.248로 팀 타율 9위였다. 팀 홈런은 66개로 최하위. 이의리, 임기영, 윤중현 등 투수 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자 쪽에는 눈에 띄는 선수가 적었다. 나성범이 합류하면 장타력 부족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나성범은 올시즌 3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혼자서만 KIA 홈런의 절반을 때려냈다. 최형우, 황대인과 새 외국인 타자까지 어울리면 어느 구단과 견주어도 장타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나성범은 주자 없을 때(0.262)보다 주자 있을 때(0.301) 더 강했다. 시즌 타율은 0.281. 좌타자이지만 오히려 좌투수의 공을 더 잘 때려냈다. 우투수에겐 0.266이었던 타율이 좌투수를 만나면 0.299로 올라갔다.

KIA는 2017년 당시 FA 최대어였던 최형우를 데려 와 8년 만에 우승을 일궈냈다. 나성범은 김현수, 박건우, 김재환, 손아섭 등 외야수 FA 풍년 가운데도 가장 탐나는 선수다. 어느 팀에 가든 공격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된다.

나성범이 KIA를 택할 경우 원 소속팀인 NC의 리액션도 주목된다. 나성범 대신 위의 네 명 가운데 한 명을 타깃 삼을 가능성이 높다. 펀치력에서 나성범에 뒤지지 않는 김재환, 정확도를 갖춘 박건우와 손아섭, 절충형인 김현수의 몸값은 시나브로 올라가게 된다. 박건우는 14일 NC와 6년 최대 100억원에 계약했다.

양현종은 14일 에이전트를 통해 KIA 측과 협상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1년 계약을 유지해온 양현종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떤 내용으로 사인할지도 관심사다.
양현종과 나성범 두 대어를 건져 올리면 KIA의 수족관은 가득 차게 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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