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이 2020년에 비해 29% 급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제재 직격탄이다.
화웨이는 그러나 미 제재와 이에따른 매출 급감 속에서도 신중한 낙관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2021년 총매출이 6340억위안(약 118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년비 29% 급감한 규모다. 그러나 감소폭은 2020년의 38%보다는 줄었다.
화웨이가 신중한 낙관을 편 근거다.
화웨이의 순환 회장인 궈핑은 신년 메시지에서 2022년에도 도전을 받겠지만 글로벌 협력사들과 밀접한 공조를 지속해 문제를 극복하고, 실적을 개선하며 토대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2021년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내려진 충격파가 1년 동안 온전히 영향을 미친 한 해였다. 중간에 제재가 내려져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2020년과 다른 한 해였다.
미국은 2020년 8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그동안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화웨이에 기술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같은 면허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화웨이로는 미 첨단 기술제품이 수출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목을 비튼 조처였다.
당시 조처로 미 기업들뿐만 아니라 미 기술이나 부품을 사용하는 전세계 기업들은 어느 곳이건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미 제재로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스마트폰 생산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애플을 비롯해 중국 오포, 샤오미 등 경쟁사들에 세계시장을 내줘야 했다.
스마트폰 제조가 어려워지자 화웨이는 클라우드, 전기차 부품 제조 등 다른 사업 부문을 확대해왔다.
화웨이는 아울러 웨어러블 기기 생산으로 스마트폰 감소를 보충했다.
궈 회장은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스피커, 노트북 컴퓨터, 스마트카 장비 등 신사업을 통해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화웨이가 연구개발(R&D)과 세계 인재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투자를 늘리고, 서버용 운영체제(OS)인 율러(Euler)를 키워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화웨이는 서버 등 디지털 인프라용 소프트웨어인 율러와 스마트폰 OS인 하모니를 결합해 화웨이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궈는 화웨이가 전세계 기술표준을 정하고, 소프트웨어 기초를 만드는 선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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