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국경 지역의 러시아군 배치가 침공 의도라고 주장했던 우크라이나 정부가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국내외에 가득 찬 전쟁 공포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타스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25일(현지시간) 현지 ICTV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의 동향과 관련 "현재 시점에서 우리 자체 정보 자료에 근거해 관찰하고 있는 실태와 동맹국 정보기관들이 관찰하고 있는 실태는 지난해 4월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그들(러시아군)이 바로 공격에 나설 것임을 보여주는 러시아군의 부대 편성은 한 건도 없다"고 설명했다.
레즈니코프는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는 다음 달 20일 침공할 가능성에 대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레즈니코프는 "위험한 시나리오는 존재하며 그것은 미래의 가능성 측면에서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징후와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국경 상황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혼란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올렉스키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오늘 현재로선 우리나라에 대한 전면적 공격과 관련한 주장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국경 지역에 러시아군이 몰려들고 있다며 침공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지난해 11월 인터뷰에서 "서방 정보기관은 올겨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군의 위협 속에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달 미국 등 서방 일부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의식해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 인력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는 129개 외국 공관들이 있으며 그 가운데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등 4개국 공관만이 직원 가족들의 철수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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