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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려면 쉽게 구해요"… 10대 마약사범 5년간 4배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07 18:11

수정 2022.02.07 18:19

(中)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
온라인 거래·병원처방 쉬워
향정신성의약품이 59%
"초범부터 강력한 처벌 필요"
"구하려면 쉽게 구해요"… 10대 마약사범 5년간 4배 늘었다
청년들의 마약 문제가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10대 청소년들의 수는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 사범은 전년 대비 40% 이상 폭증했다. 20대 마약 사범도 최근 5년 새 2배 넘게 급증했다. 청년층인 해외 유학파와 래퍼들 사이에서 '펜타닐' 등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마약류가 유행하면서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 마약 사범, 5년 새 4배 늘어

7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대검찰청 마약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마약 사범은 1만6153명으로 2020년(1만8050명) 대비 10.5% 감소했다.

문제는 10대 마약 사범이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 사범은 450명을 기록해 2020년(313명) 대비 43%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7년(119명)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며 2018년 143명, 2019년 239명, 2020년 313명으로 매년 10대 마약 사범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20대 마약 사범은 5077명으로 2020년(4493명) 대비 12% 가량 올랐다. 20대 마약 사범도 매년 증가세를 이뤄 지난 2017년 2112명에서 2배 가량 급증했다.

10~20대 청년들의 마약 중독은 상대적으로 끊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 받는 펜타닐,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사범이 많다.

현행법은 마약류를 크게 마약과 향정, 대마 3종류로 나눈다. 마약에는 화학적으로 제조할 수 없는 코카인과 헤로인, 몰핀 등이 포함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화학 제조가 가능한 필로폰과 프로포폴, 졸피뎀 등이 들어간다. 대마는 대마초나 대마 엑기스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20대 마약 사범 5527명 중 58.5%(3236명)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대마 1945명(35.1%), 마약 346명(6.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은 병원 처방으로 구할 수 있어 다른 마약에 비해 접근성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약 관대한 문화 늘어

10∼20대에 마약 복용이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는 이들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약 유통이 아닌 '온라인 거래'에 능숙하다는 점이 꼽힌다.

아울러 다이어트약, 진통제 등 병원에서 쉽게 처방 받을 수 있는 마약류에 대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쉽게 처방 받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모르핀보다 약효가 100배 강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병원에서 처방받은 뒤 온라인 상에 유통하는 등 혐의로 10대 4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마약의 구매 및 유통이 용이해지면서도 정보는 쉽게 노출되지 않아 온라인과 친숙한 청년층의 마약 시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나 영국 등에선 초·중·고 등 일선 학교에서부터 약물 관련 교육을 시행하지만 국내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특히 초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에서는 초범이라고 가볍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 시기에 호기심에 마약을 시작했다가 청년층으로 넘어가 더 센 마약(필로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초범부터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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