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주변의 러시아 병력이 실제로 철수 했는지 여부를 두고 러시아와 서방 각국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는 철수 영상을 공개하며 서방이 러시아를 모함한다고 비난했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은 러시아의 철군을 검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크림반도에서 전술 훈련을 마친 남부 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철도로 원 주둔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부대가 크림교를 건넜다고 밝혔다. 크림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장비를 실은 부대가 크림교를 건너는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어 훈련을 완수한 남부·서부 군관구 부대가 철도·도로 운송 수단에 장비를 적재하고 원래 주둔지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된 병력 일부가 훈련을 완료하고 원래 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15일 기자회견에서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알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군이 러시아 영토 안에서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해고 종료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한다는 서방 주장은 신경증이자 정보 테러라고 비난했다. 16일 아일랜드 주재 러시아 대사인 유리 필라토프는 러시아 서부 지역의 병력 배치가 3~4주 내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5일 발표에서 "러시아의 철군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벨라루스에 야전 병원을 세우고 있다며 “이는 침공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인터뷰에서 "아직 러시아의 (병력) 축소를 보지 못했다"며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는 "그들은 병력을 항상 왔다갔다 움직여 왔다. 때문에 군대와 전차의 움직임이 보였다는 것만으로 진짜 철수를 확인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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