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MB 사면 찬성 입장
문 대통령 만나 건의할 가능성
청와대는 여전히 부정적 기류지만 전격 수용땐 석가탄신일이 유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선 이후 국민통합을 가장 먼저 주문한 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 만나 건의할 가능성
청와대는 여전히 부정적 기류지만 전격 수용땐 석가탄신일이 유력
13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주 문 대통령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건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이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빨리 석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세도 많으시고, 한때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에 당선돼 중책을 수행해 오신 분이다. 국민통합을 생각할 때 미래를 향한 정치로서 맞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하더라도 결정은 오로지 문 대통령의 몫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특별권한으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때도 청와대는 물론 정치권과 협의 없이 문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명분과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사면을 단행했다. 당시 청와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혼자 고뇌에 찬 결단을, 외롭게 결단을 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부정적인 기류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될 때 이 전 대통령이 제외된 이유로 △짧은 복역 기간 △낮은 국민 여론 △양측 범죄의 다른 양태 등을 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당선인이 면담하면서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사면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처럼 대통령 당선인이 사면을 건의하고 받아들여진 선례는 존재한다. 지난 1997년 12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고, 정권 이양을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한다면 시기는 5월 8일 부처님오신날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5월 9일까지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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