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공격했던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사우디 SPA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와 UAE를 포함한 아랍 동맹군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의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알렸다. 피해 시설은 예멘과 인접한 사우디 남서부 도시 지잔에 있는 아람코 유류 분배 시설로 알려졌다.
같은날 사우디 서부 얀부항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지잔 인근의 발전소, 알샤키크의 해수 담수화 시설도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얀부항은 사우디의 주요 석유 수출항구로 아람코의 석유 저장시설이 있다.
아랍 동맹군의 투르키 알말키 대변인은 "일부 시설에 물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 9대와 탄도미사일 1기를 요격했으며, 일부 잔해가 주거 지역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아흐야 사레아 예멘 반군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영토) 깊은 곳을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시행했다"며 "공격 목표는 리야드, 얀부 등지였으며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이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새벽부터 다수의 공격이 있었으나 다행히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면서 이번 공격이 회사의 석유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멘에서는 2015년부터 이슬람 시아파 계열의 후티 반군과 수니파 계통의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다.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는 UAE 등과 함께 정부군을 지원하는 아랍 동맹군을 결성해 내전에 참전했다. 후티 반군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방문중이던 지난 1월 17일에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해 UAE 아부다비 신공항 건설 현장과 정유시설을 공격해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사우디는 당시 사건 직후 보복 공습에 나서 예멘 반군을 공격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