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경쟁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디자인에 대한 정책적인 뒷받힘이 필수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윤영석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현선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윤영석 의원은 "새로운 메타버스 세계는 국경이 없으므로 선점이 중요하다"며 "한국인의 감성으로 만든 디자인이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선 회장은 "기술 발달에 따른 인간소외 현상을 완화하는 것도 디자인이 필수"라며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적극적인 정부 보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의원과 김 회장은 디자인산업 진흥을 위해 디자인 정책포럼을 공동 주최했다. 정책가와 전문가로 디자인 분야 협업을 진행한 인연이 계기가 됐다. 윤 의원은 "과거 디자인서울 총괄팀장으로 일할 때 김현선 회장이 큰 역할을 해줬다"며 "환경·도시 디자인 전문가로 역량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함께 일 할 당시 윤영석 의원이 항상 혁신적인 정책을 이끌었던 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윤 의원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주위만 봐도,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은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새 시대에는 디자인이 핵심 산업 역량일 것"이라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으로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많은 일상을 보낼 메타버스 공간이 어떻게 표현될지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며 "단순한 사이버 공간이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으로 만들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 분야에 대한 정부 역할 확대에도 이견이 없었다. 윤 의원은 "지금 현재 정부의 디자인 업무는 각 부처에 분산돼 정책 일관성이 약하다"며 "디지인 사무에 관한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거나 지정해 통일성 있는 디자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 역시 "정부에 독립적인 디자인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며 "전담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면, 디자인이 국가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디자인은 추상적 개념이 아닌 일상 속에 투영돼 있다는 철학도 같았다. 디자인 전문가인 김 회장은 "디자인은 사람이 생생한 상상을 하도록 해 단번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며 "방법에 따라 일상 속 다양한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책가인 윤 의원은 "산책하러 나가면 거리 곳곳에 디자인이 담겨 있는 게 보인다"라며 "디자인을 전시행정으로 매도하는 일각의 의견이 안타깝다"고 했다.
두 사람은 국회의사당 주변 도로를 걸으며 진행한 인터뷰 내내 디자인 강국을 향한 의기투합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디자인 산업에 항상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윤 의원에게 소회를 전했다. 윤 의원도 "디자인이 공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정책제언이든, 입법이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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