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우리은행 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에 관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강경히 했다. 내부통제 관련 제도 개선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FSS SPEAKS 2022'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회계법인에 대한 검사는 당연히 검토한다"고 말했다. 회계감사에서 시재나 재고 자산을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업무인 회계법인이 어떤 이유로 이번 횡령을 밝혀내지 못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 외부감사에서 놓쳤는지 나도 의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27일 우리은행 직원이 6년 동안 약 5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은행 내부통제 제도 문제가 다시 수면으로 올랐다. 이를 10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금감원 책임론도 빗발쳤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횡령 사건에서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은 형사처벌 문제보다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제도 등 근본적인 부분을 조사, 개선하는 일"이라며 "진행 중인 수시검사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조사해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 "금감원 검사, 감독을 통해 이런 오류를 밝혀내면 훨씬 바람직하다. 왜 밝히지 못했는지 함께 조사하겠다"면서도 "직접 책임지고 있던 회계법인이 왜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는지 우선으로 볼 것"이라고 회계법인 책임을 다시 강조했다. 횡령이 일어났던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 회계감사는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담당했다.
다만 횡령 기간에 재임한 은행장에 대한 제재 가능성에는 말을 아꼈다. 다른 은행까지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일단 이 사건부터 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과 관련, "수사기관의 수사를 의뢰했고 자체 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 고발조치와 더불어 발견재산 가압류 등을 통해 손실금액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ksh@fnnews.com 김성환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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