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리오프닝 수혜 불확실
2분기 실적 둔화 본격화 전망
대외악재 해소땐 하반기 개선
대외악재에도 상장사들이 1·4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2·4분기에도 호조세를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면서 증권가에서는 개별 기업의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2분기 실적 둔화 본격화 전망
대외악재 해소땐 하반기 개선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1·4분기 실적은 '외형적 성장'과 '인플레이션 타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660조91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0조5105억원으로 14.43% 증가했다.
그러나 연결순이익은 41조69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79%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수치상으로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압박 등 대외악재 때문에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2·4분기 기업들의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중국의 봉쇄조치,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및 금리상승 등 비용 증가요인이 이후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1·4분기 실적을 낙관적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뉴욕 증시를 예로 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된 기업 중 85%가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했다"며 "현재 국내 증시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하지만 인플레이션 등 대외변수 존재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리오프닝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전망이 전문가마다 엇갈리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다면 인플레 수혜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이 개선되기 힘들고, 고점을 지나지 않았다면 리오프닝 기업의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2·4분기 실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대외악재가 해소된다면 이미 가격 전가를 해놓은 업종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는 실적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수혜주를 조금씩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1·4분기 실적발표를 지나면서 인플레 관련 주식들은 고점을 지나는 등 시장의 색깔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8.3%)이 피크아웃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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