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인한 국제 공급망 문제로 '식용유 대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통 현장에선 일부 제품의 판매 제한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우려됐던 품절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 16일 찾은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 양재점에서는 일부 식용유 품목 구매를 1인당 1개로 제한했다. 해바라기유와 올리브유는 구매 제한이 있었지만, 카놀라유는 해당되지 않았다. 식용유 구매 제한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 조치 여파로 품절 사태를 우려한 일부 고객들의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우려와는 다르게 현장에선 '식용유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급에 문제는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트코에서 식용유를 구매한 소비자의 대부분은 구매가 제한된다는 소식을 듣고 추가로 사러왔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 주민 박모씨(63)는 "매번 올리브유를 산다. 가격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고 미리 사러 왔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는 유모씨(66)는 "포도씨유 가격이 많이 올랐다. 집에 여유분 있지만 하나 더 산다"고 했다.
식용유 구매는 가능했지만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대량으로 식용유를 사용하는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해결책을 요구했다.
카놀라유를 대량 구매한 유통업자 정모씨(48)는 "10년을 납품했지만 이렇게 가격이 폭등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100원이라도 싼 제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오모씨(29)는 "팔수록 손해가 난다면 결국 소비자까지 다 같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치솟는 식자재 가격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대엽씨는 "모든 식자재 가격이 올라서 부담이 크다. 소비자 가격을 무턱대고 올릴 수도 없어 장기간 상황이 지속되면 대책이 없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4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넉달째 상승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8.02(2015년=100)로 전달보다 1.1% 상승했다. 세부품목 중 돼지고기(28.2%), 멸치(22.0%), 식용정제유(11.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식자재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는 물론 식품·외식업계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안 오른 식자재가 없는 상황"이라며 "식자재의 안정된 공급망을 갖출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박문수 주원규 수습기자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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