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필요성은
금융시장 불안심리 안정에 도움
‘위기인가’하는 의구심 키울수도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한은의 독자적인 금리정책이 기본
금리역전 방치는 바람직하지 않아
금융시장 불안심리 안정에 도움
‘위기인가’하는 의구심 키울수도
한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한은의 독자적인 금리정책이 기본
금리역전 방치는 바람직하지 않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6월과 7월에도 빅스텝(기준금리 0.5%p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에 나설지 주목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상은 필요하지만 금리역전을 우려해 미국 금리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금리인상은 우리 경제상황에 맞게 독립적인 통화정책으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물가상승률과 경기회복세가 더 강한 미국 수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선 한국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돼 위기로 번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관련해선 오히려 통화스와프가 우리나라가 위기상황이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은.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미국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더라도 우리 독자적인 금리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다. 이번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0.5%p 정도 올려놓고 일단 어느 정도 맞춰 놓은 다음에 우리 경제상황을 보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게 맞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0.25%p 올릴 수도, 0.5%p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본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인플레이션 심리를 잡는 게 연준 의장이나 한국은행 총재가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물가 관리 차원에서 보면 이미 사실상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구두로 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금리가 미국과 역전된 적이 있다. 그때 자본 유출이나 환율 불안이 일시적 현상이었고, 큰 틀에서 치명적 영향은 없었다. 이를 근거로 보면 한은은 독자적인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는 맞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이 상당히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어 과도한 금리역전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파월 연준 의장이 말하는 중립금리는 미국 금리를 2.5%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미국 기준금리가) 2%로 가는 것이다. 연내 미국 금리가 2~3%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럴 때 우리가 어떤 스텝을 가져가야 되는지는 물가안정과 성장, 그 다음에 경기위축 등을 다 봐야 한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정책금리는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통화정책은 선제적이어야 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다. 미국이나 우리나라 통화정책에서 금리인상 효과를 보면 보통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가장 큰 효과가 나타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미국 금리인상이 너무 늦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했어야 했는데 인플레이션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미국 금리인상 빅스텝 전망으로 한미 금리역전 우려도 나오는데.
▲허 원장=과거 한 20년 동안 한미 금리가 역전된 적이 있다. 실제로 세 번 있었는데 주가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좀 불안정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경기에 자신감이 있어 금리역전을 용인해도 그 기간이 길어서는 안전하지 않다.
▲김 원장=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맞게 금리 정책을 펴야 한다. 미국이 0.5%p 올리면 우리나라도 0.5%p 올리고 0.25%p 올리면 0.25%p 올리고 이렇게 기계적으로 계속 갭을 유지하려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안된다. 금리를 올렸을 경우 나타날 부작용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재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운 나라는 유럽이고, 우리나라는 거기에서는 한발짝 떨어져 있다고 본다.
▲강 교수=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것은 가계부채가 1900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많은 분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영끌해서 빚 내서 집을 샀다. 실수요자, 취약층이 피해를 안 보게 하면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 금리역전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경제가 지난 몇년간 취약해졌다. 정책 실패들이 있었고 거품도 있어 실제 돈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리마저 역전되면 우리나라로 자금이 더 들어올 이유가 없다.
▲김 교수=금융시장에서는 시장금리를 봐야 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20년 2월 0.5%대였다. 그런데 지금 10년짜리가 2.8%대다. 미국 장기 적정금리를 추정하면 4%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고 3.1%가 거의 정점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경기둔화가 전망되는데 계속 금리를 올리면 그런 문제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요구가 있다. 재개가 필요할까.
▲허 원장=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혹시 신흥국 시장의 유동성 긴축 발생 가능성이다. 예기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영향이 오지 않나 이런 것들은 걱정할 필요가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당연히 외환시장이나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통화스와프는 기본적으로 경제위기에 처했을 때 하는 것이다. 상설 통화스와프도 먼 이야기다.
▲김 원장=한미 통화스와프는 위기 시에 하는 것이고 지금 위기는 아니다. 통화스와프 자체는 위기 시라는 낙인효과가 있다. 멀쩡할 때 하면 괜히 우려가 될 수 있다. 상설 통화 스와프하는 나라들은 국제결제 통화들이다.
▲김 교수=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 조금 조용해지면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 통화스와프는 오히려 위기상황인가 하는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불균형은 결국 균형으로 간다. 달러 가치가 조만간 떨어지면서 환율은 심각하게 생각안해도 된다.
▲강 교수=통화스와프는 매우 필요하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20년 이후 2021년 말 종료됐다. 지금 상황을 보면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상당한 위로가 된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500억달러 수준이어도, 순식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 연준이 통화스와프를 재개한 나라가 지금 없지만, 과거 안했던 것도 아니고 정권도 바뀌었고 안해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정리=imne@fnnews.com 홍예지 연지안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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