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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파주 작은학교 교육만족도 ‘쑥쑥’…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5 10:56

수정 2022.06.05 10:56

파주 파평중학교 방과후 수업 일환으로 악기 배우고 작은 연주회 개최. 사진제공=파주시
파주 파평중학교 방과후 수업 일환으로 악기 배우고 작은 연주회 개최. 사진제공=파주시

【파이낸셜뉴스 파주=강근주 기자】 올해로 42년 된 파평중학교는 전교생이 40명으로, 대부분이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한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기타 등 저마다 악기 하나씩 들고 오케스트라 연습을 한다. 5월25일에는 작은 연주회를 열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신입생 15명은 ‘나도 작가’라며 소설 쓰기에 한창이다. 올해 말쯤 아이들은 출판기념회를 열고 작가로 활동할 예정이다.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던 파평중학교가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 파주시가 이런 ‘작은 학교’를 지원하면서 교육환경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오랜 전통을 가졌지만, 인구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 존폐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올해부터 ‘파주형 작은 학교 만들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작은 학교 특성을 감안해 차별화된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통학버스 운영과 방과후 수업-특색사업을 시행하는데 예산을 지원한다.

파주 ‘작은 학교’는 학급 수가 9개 이하이면서 학생 수가 300명 이하인 초등학교 23개교와 중학교 10개교 등 33개 학교다. 파평중학교 역시 학급수 3개, 전교생 40명으로 작은 학교다. 학교는 파주시 지원금으로 통학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아이들은 음악과 운동, 외국어, 요리, 목공 등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특색사업인 ‘나도 작가’ 프로그램이 운영돼, 파주시는 사업비 6000만원을 지원한다.

그동안 파주시는 ‘소규모학교’라는 이름으로 교육복지 증진을 위한 내실화 지원에 집중해왔다. 올해는 특색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지원 규모도 늘려 ‘파주형 작은 학교 만들기’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작은 학교 33개교에 투입되는 올해 예산만 총 11억5000만원이다.

파주형 작은 학교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파평중학교 '나도 작가' 프로그램 운영. 사진제공=파주시
파주형 작은 학교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파평중학교 '나도 작가' 프로그램 운영. 사진제공=파주시
파주 파평중학교 학생 통학버스 등교. 사진제공=파주시
파주 파평중학교 학생 통학버스 등교. 사진제공=파주시

작은 학교에 대한 과감한 지원은 파주 모든 아이에게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파주는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운정-교하지역 학교에는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농촌지역은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작년 9월 파주시 학생 수는 총 6만3558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6%(1631명) 증가했다. 더구나 신도시 학교는 1년 새 학생 수가 6.9%(2,437명)가 늘어 총 3만7676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농촌 학교는 3%, 학생 806명(총 2만5882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농촌과 신도시는 학급당 학생 수가 적게는 5명(초등-중학교)에서, 많게는 8.5명(고등학교)까지 차이가 난다.

파주시는 과대-과밀 학급 문제를 해소하고, 작은 학교로 선유입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기대하며 작은 학교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이 줄어들어 걱정이 컸다. 자구책으로 통학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시의 지원을 받아 예산부담을 덜게 됐다”며 “통학버스로 안전하게 등교하고, 모두가 원하는 악기를 배우고 집에 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 때문인지, 올해는 15명이 입학하는 등 2년 전보다 4명이 늘었다. 당연히 정원도 많아지고 있다”며 “아이들이 즐겁게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어 학부모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5일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파주는 지역 특성상 2km 이상 장거리를 매일 통학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최상의 교육환경이 제공되도록 통학은 물론 기숙사-체육관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교육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파주시 연풍초등학교 다목적체육관 건립 지원.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연풍초등학교 다목적체육관 건립 지원.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교육환경개선 일환으로 덕암초등학교 차양막 설치.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교육환경개선 일환으로 덕암초등학교 차양막 설치.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초-중 교육 프로그램 지원 일환으로 초등돌봄교실 운영.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초-중 교육 프로그램 지원 일환으로 초등돌봄교실 운영. 사진제공=파주시

◇체육관 짓고, 낡은 화장실 고치고…학교별 맞춤형지원↑

파주시는 교육청과 협업해 학교환경을 개선하고, 학교별 맞춤형 교육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학교의 낡은 시설과 물품을 교체하는 ‘교육환경개선’을 통해 올해만 파주시 106개 학교에 65억원을 투입한다. 화장실부터 냉난방시설, 외벽, 소방시설, 운동장 개선 등 학교 환경을 개선해 어디서든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실내체육관이 없는 학교에는 개방형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해,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파주시는 8개 학교 체육관 건립을 위해 예산 8억여원을 투입한다.

파주시는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만든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희망교육 플러스 프로그램 지원’도 시행 중이다. 올해는 90개 학교에 총 6억여원 예산을 학교 규모 등에 따라 지원해 교육과정 차별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통학버스 운영지원, 기숙사 시설 및 프로그램 지원 등 파주시 지역 특성 및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도 시행하고 있다.

그밖에도 초등돌봄교실, 학교급식비, 교복, 교육과정 다양화 및 특성화, 초등학교 생존수영교육 등 다양한 지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총 328건 사업이 지원됐다.
특성화를 포함해 파주시 전체 초-중-고-특수학교 108개교가 평균 3.1개 사업을 지원받고 있는 셈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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