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상하이 봉쇄조치 등으로 글로벌 수송난 및 물류 적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화물연대의 육상운송 거부는 우리 기업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단체들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인플레이션 및 경기 불황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이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상승 및 물류비 인상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무역협회는 "수출 물품의 운송 차질은 납기 지연 등 해외 바이어들에 대한 계약위반의 원인이 되어 일차적인 손해배상 외에 기업들의 대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를 발생시켜 기업들의 피해는 산술적으로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 우리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어려운 가운데에도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는 등 국내 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며 "이 와중에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집단운송거부는 기업들의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고 토로했다.
주요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부품 물류, 탁송에서 차질을 예상 중이다. 일부 업체들은 화물연대의 파업이 예고되자 사전에 최대한 물량을 탁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관련 현재 차량 생산과 생산차 탁송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파업 장기화할 때는 고객 출고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는 제품 운송에 일정부분 지연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선박이나 철도 전환 출하 등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일부 긴급재는 사전출하 및 운송사 별도협의 통해 고객사 수급 영향 최소화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는 화물연대의 출정식 때문에 컨테이너 이동에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으며, 포항 포스코 공장에서도 출정식이 진행됐다.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계는 당장에 큰 타격은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로지텍, 하이로지스틱스 등 물류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는 예고된 파업이라 생산에 필요한 강판 등을 사전에 대량 확보해 생산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수립 중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원자재의 재고를 확보해둔 상태이지만 운송거부가 길어지면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오늘 집회의 강도나 규모를 보면서 향후 상황을 가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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