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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5선 정우택 "윤핵관에만 당·의회 맡기면 안돼"[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8 18:15

수정 2022.06.08 18:51

국민의힘 최다선 정우택 의원
"삼권분립 하에 대통령이 의회 설득해야"
"국정 초 '측근'이 주도할 수 있지만
좋은 모습 아냐...골고루 등용해야"
"혁신위, 공천제도 도마 오른 건 긍정적"
단일 지도체제 대신 '집단 지도체제' 제안
"민주, 아직도 다수당 환상 젖어있어"
이재명·안철수에 "서두를 필요 없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차기 당권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특히 '친윤' 그룹이 일찌감치 주도권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최다선인 정우택 의원(5선·충북 청주상당)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의 당권 주도 예측이 나오는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에서 'MB계'가 당과 의회를 주도했었다"며 "이제는 삼권분립 하에 대통령이 의회 지도자를 직접 설득하는 미국의 정치 형태를 원용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의회와 행정부가 명확한 독립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의회에서는 의회 지도자, 즉 중진들이 제 역할을 하고 행정부가 이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 요인을 줄이고 해법을 모색하는 게 협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각종 정책의 그립을 강하게 잡아야 하는 국정 초반에는 대통령과 코드와 맞는 측근 인사들이 당과 의회를 주도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갈수록, 국정 전반에 걸쳐 측근 인사보다는 실력과 내공이 높은 인재들을 골고루 등용하고 발탁하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정치권에 들어온지 오랜 시간이 되지 않아 인재풀이 많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불가피성이 있다"면서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 앞으로는 전국 방방곡곡 인재를 모집해서 적재적소에 인물이 임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일부 중진의원과 이준석 당대표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정당 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의견들이 개진되고 수렴돼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좋은데, 국민 눈살을 찌푸리는 정쟁으로 가선 안된다.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가 쟁점인데.
▲의원총회를 통해 '선거에서 이겼지만 혁신위를 꾸려 아이템을 찾고 개혁을 시스템화 하자' 하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단선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민주적 결정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당이 겸손한 자세로 개혁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우리 당이 망가진 원인 중 하나인 공천제도가 먼저 도마에 올랐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의회를 건강하게 끌고 갈 수 있는 방안은.
▲우리나라는 중진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단일 지도체제를 뽑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 당대표 한 명만 선출하고 최고위원을 별도로 뽑기 때문에 당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중진은 당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없다. 또 최고위원이 되신분들은 상대적으로 체급이 낮아 운영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집단지도 체제'로 개선해서 중진들이 당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회의장도 받고 법사위원장도 가져가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생각은 욕심이다. 여야간 합의가 다 된 상황을 위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당이 아직도 다수의석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련을 버려야 한다. 의회 1당 독주를 계속했다가는 2년 후 총선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민주당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꼽자면.
▲이재명·송영길이라는 두 인물을 내보낸 것이 패착이다. 명분없는 일이다. '방탄조끼' 입으려는 것이란 걸 금방 알 수 있다. 결국 국민들은 꼼수 출마에 대해 냉혹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재명 의원의 민주당 당권 도전 가능성은.
▲당 대표를 하겠다고 나온다면 민주당 계파갈등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본다. 대통령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서두를 필요가 있나. 대선은 5년 후인데 왜 지금 당 대표를 해서 인기를 유지하려고 하나.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없이 행동했다. 이제라도 자숙하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은.
▲안 의원 역시 너무 서두르지 않길 바란다. 당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서두르다 실패한 대표적인 예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케이스다. 황 전 총리는 2018년 입당한 후 2022년 대선까지 4년을 기다려야 했는데 그 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생각 때문에 일찍 당권을 잡았다. 4~5년 동안 인기를 늘 유지하는 정치인은 없다. 긴 호흡으로 내공을 쌓는 게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바람직한 국정 방향은.
▲국민들이 어렵게 정부를 만들어주셨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비정상화된 중앙과 지방을 정상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문재인 정권이 남긴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문제 등을 해결해 민생을 안정시킨다면, 윤 정부는 성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2년 뒤 총선에서도 승리해야 후반기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최다선 의원으로서 향후 거취는.
▲기대 섞인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만약 역할을 맡는다면, 당으로 가면 당대표, 국회로 가면 국회부의장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여러 여건을 볼 것이다.
당이 가장 어려울 때 이 당을 구했다고 자부하는 입장으로, 우리 당이 잘 되기를 바라고 훌륭한 후배 정치인들이 나와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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