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산해수욕장서 지난 4일 발생
목격자 "텐트 치고 식수대에서 수돗물 끌어와"
행정기관 제지에도 모르쇠로 일관
수도요금 청구 해야 한다는 지적도
목격자 "텐트 치고 식수대에서 수돗물 끌어와"
행정기관 제지에도 모르쇠로 일관
수도요금 청구 해야 한다는 지적도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해수욕장에서 한 가족이 공용 수돗물을 끌어와 개인 풀장을 설치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울산 동구와 지역 인터넷 맘카페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울산의 한 맘카페에 '오늘 일산지 개인 풀장 설치하신 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전날인 4일 토요일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있었던 일이라며 한 가족이 널찍한 텐트 옆에 그늘막을 설치한 뒤 개인 풀장을 만들었다고 적었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해수욕장에 설치된 차양막 아래에 개인 인텍스 수영장이 설치돼 있었다.
글쓴이는 “수돗가 쪽까지 호스를 연결해서 수돗물을 받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확실히 개인이었고 친척들도 다 놀러온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도 “요즘 사람들 정말 개념 없다” “수도 요금을 청구해야 된다” “가뭄으로 농민들이 힘든 시기에 참 대단한 이기주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가뭄 속에 울산시는 가뭄대책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한 누리꾼은 “애들 두 명 들어가서 놀더라. 풀장에서 수돗가까지 거리가 50m는 되는데 그만한 길이의 연결 호스를 가져와서 물을 받았다”고 전했다.
맘카페에 글이 올라온 후 동구청에는 관련 민원도 접수됐다.
동구청은 당시 일산해수욕장 관계자가 지난 4일 오전 8시50분쯤 상황을 발견하고 수영장을 설치한 일가족에게 두 차례 경고를 했다. 구두 경고에도 호스를 제거하지 않았고 결국 관계자가 공용 수도를 잠그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미 수영장 물은 상당 부분 차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수욕장 관계자가 상황을 파악한 후 수도를 잠그는 조치를 했지만 일가족의 신원을 파악한 후 수도요금을 청구하는 조치까지 이뤄지진 않았고 수영장 주인은 다음날인 5일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동구 관계자는 “이렇게 공용 수돗물을 이용해 수영장에 물을 받는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라며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인력이 부족했고 주말 너무 이른 시간에 상황이 발생했다. 관리하시는 분들도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현장에서도 신원파악이 이뤄지진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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