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 중 외국인 보유 비율은 전 거래일 기준 49.97%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외국인 비중이 50%를 밑돈 것은 지난 2016년 4월(49.59%) 이후 약 6년2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외국인 비중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초만 해도 52% 수준을 유지하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3월 51%대로 내려왔고 지난달 들어서는 50%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 저점 더 낮아질 수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연일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8조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다. 특히 낙폭이 컸던 이달 들어서만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하며 2조5369억원을 던졌다.
개미들은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를 온몸으로 막고 있다. 올해에만 14조4184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하단을 방어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예적금을 대신해 주식을 산 만큼 목돈이 들어가 있어 주가가 빠질 때마다 물타기에 들어가는 등 주가 방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경기뿐 아니라 거시 경제 환경과 유동성 악화 흐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가가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이 붙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계속될 경우 주가 회복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매크로 환경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이라는 점으로 앞으로 예상치 못했던 더 많은 일들이 올해와 내년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며 "경기 둔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으며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하반기 후반부터는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향후 수급 정상화를 위한 되돌림 매수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등 복합적인 대외 불확실성이 개선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스마트폰, TV 등 세트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구간"이라면서 "주식 시장의 시선은 메모리 사이클로 집중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메모리 수요는 불확실성이 크고, 공급은 제약이 극심하다. 주가 선행성을 감안하면, 내년 업황으로 시선을 조금씩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 침체 우려 줄어야 반등 가능
대외 변수 외에도 삼성전자의 자체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올 2·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영업이익 10조7000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나, 하반기는 수요 둔화로 미적지근한 성수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도시봉쇄 완화 및 성수기 진입 시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매크로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및 유통 채널은 오히려 더 보수적인 재고관리를 집행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시황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는 힘들고, 중국 수요 개선이나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든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소비가 증가하는 게 보이면 기술주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유럽, 미국 경제까지 돌아서면 반등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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