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내 3선 중진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있는 그대로 말했기 때문에 사과할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협상 과정은 가급적 공개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협상 내역의 세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 내용을 기자들에게 미주알고주알 다 얘기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부득이 제가 김기현 의원이 주최하는 공부모임에서 민주당 협상 내역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저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양당이 고소·고발한 것을 취하하자고 했다'고 말했는데, '찾아보니 우리 당이 고소·고발을 한 대상이 주로 이재명 의원이 많더라, 그래서 이게 참 곤란하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박 원내대표는 제가 '이재명 의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박 원내대표는 원 구성 담판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김기현 의원이 주최하는 당내 공부모임인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에서 한 발언을 두고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회동이 불발됐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22일) 중 권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를 정상화할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는데 이후에 기사를 봤더니 정말 얼토당토 않은 발언으로, 살얼음판인 협상 상황에 찬물을 끼얹어서 기가 차다"면서 '회동 불발'을 선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양보안을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없는 사실을 얘기하는 게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온당한 자세냐"며 "협상 실무자였던 진 수석부대표께 물어보니 이재명의 '이'(李)자도 안 나왔다고 한다. 사실을 왜곡한 것에 대해 바로 잡아주시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사과 요구를 일축하면서 양당 원내대표간 갈등은 장기화 될 전망이다.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원내대표 회동이 이날도 불발되면서 '입법부 공백' 사태도 길어지고 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선 중진 의원들과 만나 원 구성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그는 "원 구성 협상 교착상태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앞으로 우리 당이 취해야 될 방향이 뭔지 고견을 듣기 위해서 긴급히 중진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주겠다는) 약속을 이행 하지 않는게 말이 되나. 결단코 법사위원장직은 우리가 차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민주당이 제시하는 조건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협상에 임하라는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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