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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징계 결정 2주 보류' 국힘 혼란 가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3 18:05

수정 2022.06.23 18:05

李 "시간끌기 기우제식 징계"
당내 윤리위 결정 우려 높아
'이준석 징계 결정 2주 보류' 국힘 혼란 가중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 논란 등으로 격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간 앙금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 최고위원의 손을 밀쳐내자(맨위 사진), 다른 최고위원들과 악수한 배 최고위원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 대표의 어깨를 탁치고 있다. 뉴시스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 논란 등으로 격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간 앙금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청하는 배 최고위원의 손을 밀쳐내자(맨위 사진), 다른 최고위원들과 악수한 배 최고위원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 대표의 어깨를 탁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결정을 내달 7일까지 보류키로 결정하면서 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리위 결과에 따라 사실상 이 대표의 거취 문제도 함께 거론될 수밖에 없는 데다 만일의 경우 차기 당권을 둘러싼 제세력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전날 자정무렵 회의를 마친후 기자들을 만나 "이준석 당원, 현 당대표에 대해 제4차 중앙윤리위를 7월 7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 회의에서 소명을 들은 후 징계 심의 결과를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김 실장에 대해선 '증거인멸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당장 이 대표와 김 실장은 모두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증거가 )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건 지 뭔 지"라며 "기우제식 징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리위가 뚜렷한 정황 증거 등을 찾지 못하자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경찰 수사 결과든 뭐든 윤리위가 자체 조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김 실장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에 대해서도 "아무도 (김 실장을) 제소하지 않았다. 제 징계 건에 대해 참고인으로 불러 진실을 들은 다음에 (갑자기) 피의자로 전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실장 역시 윤리위가 절차를 위반했다며 자신에 대한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윤리위 결정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윤리위가 시간을 끄는 것이 당 혼란을 수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오래 가서 될 일은 아니다. 빨리 연착륙할 방안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뚜렷한 결론 없이 시간 끌기·망신 주기를 하면서 지지층 충돌을 유도하고 당을 자해한다"고 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윤리위를 강하게 비판했고 오신환 전 의원은 "민주적 절차로 국민과 당원이 뽑은 당 대표를 9명의 윤리위원이 탄핵하는, 정치적 불순한 의도를 가진 쿠데타"라고 날을 세웠다.


집권여당내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출범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와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여러 차례 충돌을 겪어온 만큼 '계파 논란'은 당정간 원팀 정신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집권 초 국정운영 동력을 얻기 위해선 여당의 뒷받침과 협업이 필수인데 내홍은 자칫 윤석열 정부 집권초기 국정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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