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려해"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
성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면, 오늘 하든 월요일에 하든 민주당이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 서열 2위로 대통령 다음"이라며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선출하는 또 다른 국민의 대표이자 국민의 국회의장이다. 특정 정당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이기에 국회의장은 당적도 없는 무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장을 한낱 당리당략을 위해 거수기로 전락시키려고 한다"며 "여야 합의없이 민주당 마음대로 뽑아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얼마나 절차적 민주주의에 둔감한지는 이미 수차례 입법 폭주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은 치욕의 역사를 헌정사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곧 국민에 대한 도전이다. 2008년 김형오 국회의장의 선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일갈했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다수당일 때, 당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다수당에 의한 일방적 의장 선출을 거부했던 전례를 언급한 것이다.
성 의장은 "김진표 국회의장 후보자에게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후보자의 말씀처럼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면 여야 합의에 따라, 적법한 절차대로 선출된 의장이 되는 게 우선이다. 김진표 후보자가 결단한다면 의장의 권위도 국회의 권위도 모두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훌륭한 인품과 실력을 겸비하신 김진표 후보자께서 반쪽짜리 의장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에 멋지게 기록되는 국회의장이 되시길 소망한다"며 "민주당의 피가 흐르는 민주당만의 국회의장이 아니라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한민국 국회의장이 되시라"고 덧붙였다.
성 의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 내 민주당과 어떻게 협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원내수석이 (협상을)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조건을 건 것이지 우리가 조건을 걸거나 대안을 제안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법사위원장 지키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검수완박 관련) 쟁의소송 취하, 사개특위 구성 등 그쪽에서 조건을 걸어온 것이지 우리가 건 게 아니다. 거기가 내려 놓으면 된다"며 "의장을 선출하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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