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300m, 3층까지 쇼핑몰..기존 49층보다 증가
울산 중구청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 변화
김영길 중구청장 당선인 신세계 방문 후 82층 발표
김두겸 울산시장은 1인 시위 통해 반대한 바 있어
신세계 미래 투자 계획에는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와
울산 중구청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 변화
김영길 중구청장 당선인 신세계 방문 후 82층 발표
김두겸 울산시장은 1인 시위 통해 반대한 바 있어
신세계 미래 투자 계획에는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와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신세계가 울산 혁신도시에 백화점 건립을 약속한 뒤 주상복합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가 최근에는 또 다시 82층 규모의 주상복합(쇼핑몰+오피스텔) 건립으로 변경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권 교체에 맞춰 이뤄진 부동산 사업 확대라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14일 울산 중구에 따르면 신세계는 울산 혁신도시에 위치한 면적 2만4300㎡ 부지에 4만3000㎡ 규모의 상업시설을 포함한 82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키로 했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과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세계 허병훈 부사장과 권상근 상무 등을 만나 울산 혁신도시 신세계 부지개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방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서울 남산타워 236.7m 보다 높은 300m로, 3층까지 쇼핑몰이 조성되며, 나머지는 오피스텔로 개발된다. 일부 층은 어린이 전용 파크, 도서관 등 각종 체험·교육시설이 들어간다. 옥상에는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도 들어설 계획이다.
■ 백화점 약속 저버리고 주상복합 변경
신세계는 앞서 지난해 7월 사업비 8000억 원을 들여 지하 7층 지상 49층 규모의 소핑, 편의 및 주거 등이 복합화된 복합라이프스타일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반발을 불러왔다. 지하 1층~2층은 상업시설, 3층~49층은 1440세대 오피스텔로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지난 2013년 5월 울산 혁신도시에 백화점을 짓겠다며 약 2만4300㎡ 규모의 신규 출점용 부지를 555억 원에 사들인 신세계가 이후 8년 넘게 뭉기적대다 돌연 주상복합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해 버린 것이다.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크게 반발했다.
당시 울산 중구청은 "8여년 동안 내외부적 환경 등을 핑계로 개발계획을 미루다 결국 공개 발표한 계획이 당초 약속과는 딴판인 이익추구의 오피스텔이 주고, 쇼핑과 편의시설은 지역 소규모 마트 수준 규모다"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신세계는 울산부지 개발방향을 발표하는 것이 울산시민을 위해 큰 인심을 베푸는 듯 하다“며 ”'울산시민들이 주상복합을 거절한다면 토지를 매각하고 철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태완 전 중구청장이 올해 6월 실시된 6.1지방선거 울산 중구청장 선거에서 낙마하고 국민의힘 김영길 중구청장이 당선하면서 중구청의 입장은 정반대로 달라졌다.
김 중구청장은 취임 전인 당선인 자격으로 지난 6월 23일 서울 신세계 본사를 방문해 혁신도시 내 신세계 부지 조기 착공을 위한 논의를 가진 바 있다. 이후 신세계는 기존 49층이 아닌 82층 규모 건립으로 변경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 아닌 주상복합 건립은 전통시장 등 기존 상권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울산혁신도시 내 기존 아파트 값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며 “ 이번에는 오히려 오피스텔 규모가 2배 가까이 확대된 상황이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김두겸 울산시장은 오히려 투기 지적
이 같은 문제점은 현 김두겸 울산시장도 우려한 바 있다. 직접 1인 시위까지 벌인 상황이라 이번 신세계의 새로운 계획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건립 부지 인근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약속대로 신세계 백화점을 울산의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건립하고, 백화점을 건립하지 않을 경우 구입한 부지를 당시 매입가격으로 땅을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상업시설(주상복합)은 전체의 10%인 3만300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1440가구의 오피스텔이라 신세계가 부동산을 활용한 투기가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계획 변경이 대기업의 막대한 이윤추구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약속을 저버린 신세계에 대한 지역의 여론이 좋을 리가 없다며 지역경제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현재 울산 중구청은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건립을 반기고 있다.
중구와 신세계 측과 이번 변경안과 관련해 오는 8월 중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뒤 혁신도시 사업부지에 펜스를 설치하는 등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6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인허가 등 후속 절차와 공사 등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업설명회 등으로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갖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 여론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향후 5년간 20조원 규모 투자 계획에 울산 혁신도시 내 신세계 부지 개발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11조 원을 투자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신규 출점 등에 3조9000억 원,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 등에 1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공사가 진행 중인 스타필드 수원을 포함해 창원과 청라 등 스타필드 신규 점포 출점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울산을 대상으로 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측은 백화점 건립 약속 이후 8년을 끌다가 49층 주상복합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이에 또 82층 규모의 주상복합 계획을 공개했다"며 "다만 이번에는 부동산 사업으로 확장이기 때문에 추진 속도는 백화점 건립보다 빨라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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