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빚으로 겨우 버텼는데"...부도 위기 내몰린 中企·자영업자[빅스텝 후폭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6 06:00

수정 2022.07.16 06:00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구조조정과 함께 대출을 연장하면서 어렵게 버텨 왔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매달 납부하는 이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어서 사업 지속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빚으로 겨우 버텼는데"...부도 위기 내몰린 中企·자영업자[빅스텝 후폭풍]
"월 이자부담 200만원 늘어… 사업 계속할지 심각하게 고민중"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는 김 모 대표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이같이 반응했다. 사실 국내 중소기업 대부분의 모습이기도 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에 긴장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급등과 최저인금 인상 등 가뜩이나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에 짓눌린 모습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은 잇따른 금리 인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6월 중소기업대출은 5조4000억원이 증가해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늘었다"며 "금리가 올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6월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원에 달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사실상 지금까지 빚으로 버텨왔다"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불리한 대출조건을 적용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자금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울산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박 모 대표는 "현재까지 약 10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일으켰는데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만 월 이자부담이 800만원이나 늘었다"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월 이자부담이 1000만원까지 늘어날 것 같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6%대로 치솟으면서 과감한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뉴시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6%대로 치솟으면서 과감한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뉴시스

소상공인들도 금리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제1금융권 보다 2금융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기준금리 0.5p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은 더욱 더 크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기준금리 상승이 주요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기준금리 1%p 인상 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가산금리는 1.69%로 대기업(1.17%)에 비해 0.52%p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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