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종부세 인하 닷새만에, 수도권 아파트 매물 5000개 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27 05:00

수정 2022.07.27 10:45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폐지 후 수도권의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연합뉴스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 폐지 후 수도권의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세율 폐지를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다주택자가 종부세 부담이 완화되면서 급매로 내놓은 매물을 회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 1349개 줄어

2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부가 종부세 인하 계획 발표를 전후해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일 6만4668건에서 이날 6만3319건으로 1349건, 2.1% 줄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은 같은 기간 2만7765건에서 2만6878건으로 3.2% 감소했다.
경기 역시 12만5312건에서 12만2521건으로 2.2% 줄었다.

세부담 줄어든 다주택자 버티기 돌입
전문가들은 수도권 매물 감소 이유 중 하나로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폐지를 꼽았다.

다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이 줄면서 매물을 회수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개편안에서 과세를 기존 주택 수가 아닌, 가격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고가 주택 1채를 가진 사람이 저가 주택 3채를 가진 사람보다 더 많은 종부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또 그동안 다주택자에게는 1.2~6.0%의 중과세율을 없애고 0.5∼2.7% 단일 세율로 바꿨다.

종부세 개편안 발표 전후, 수도권 아파트 매물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종부세 개편안 발표 전후, 수도권 아파트 매물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실제로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팀장이 종부세 개편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산출한 결과,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및 대전시 유성구 죽동푸르지오 전용면적 84㎡ 2채를 보유한 경우 이번 제도 개편으로 보유세는 총 1049만512원(재산세 624만3074원+종부세 424만7438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1년 제도개편 전 보유세 2274만1941원(재산세 437만5932원+종부세 1835만6008원), 2022년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조정된 보유세 1739만592원(재산세 512만5714원+종부세 1226만4879원) 보다 줄어는 셈이다.

"시간 벌었다" 급매 서둘러 회수

전문가들은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회수현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함영진 직장 빅데이터랩장은 “이미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 중 종부세 부담을 이유로 급하게 증여하거나 매각을 결정하지 않아도 될 시간을 벌게 됐다”며 “특히 조정대상지역내 다주택자라면 내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가 종료될 시점까지 매각을 결정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줄어 매물 압박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집값 조정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집값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 매물이 빠르게 회수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저가지역, 저가주택을 중심으로 다주택자의 매물 감소세는 예측되지만 다주택자 개인별 상황이 상이해 뚜렷한 매물 감소세를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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