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내년 월 최저임금이 200만원을 돌파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으로 올해(9160원)보다 5.0% 올랐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 201만580원이며, 내년 1월 1일부터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처음으로 월 최저임금이 200만원을 넘은 만큼 이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충분하다’는 입장도 있는 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시간당 9620원.. "대기업 계열사 초봉수준, 충분하다"
‘충분하다’는 쪽은 크게 △물가상승률 추가 인상 우려 △소상공인 부담 증가 △대기업 계열사 중 초봉이 비슷한 곳 존재 등을 이유로 뽑았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물가상승률 추가 인상 우려’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가 증가해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올해 남은 기간 물가가 전월과 같거나 하락하지 않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넘기게 된다. 만약 현실화될 경우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24년만에 5%를 넘어서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와 임금이 비슷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충분하다는 입장도 있었다. 회사원 B씨는 “대기업 계열사들도 잘 찾아보면 200만원대도 상당히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낮다는 것은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열심히 노력해 대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은 그에 맞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굳이 최저임금과 대기업 임금을 비교해야 하나’,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오른 것 같다’ 등 의견도 있었다.
"대기업 임금 절반, 200만원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
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쪽은 △2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여전히 대기업 임금의 45%에 불과하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 등을 이유로 꼽았다.
대기업 재직자 C씨는 “솔직히 요즘 2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며 “최저시급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 중 본인들 자녀가 200만원 전후를 받고 일 한다고 하면 부족하다고 할 사람들 태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대기업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채용 플랫폼 사람인이 매출액 상위 100개 기업 중 데이터가 확보된 94곳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연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신입사원들의 연봉은 5356만원에 육박했다. 최저연봉은 2412만원으로 대기업 연봉의 45%에 불과했다.
아울러 가파른 물가 상승 때문에 힘들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소기업 재직자 D씨는 “현재 최저임금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데도 밥 한끼 먹기 겁나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이) 최초로 200만원을 넘은 것도 의미가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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