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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기업 발목 잡는 모래주머니 여전히 무겁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8 18:57

수정 2022.08.18 18:57

경제 자유도 OECD 하위권
尹정부 규제개혁 속도내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을 전달 받은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을 전달 받은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나라의 경제 자유도가 선진 경제권 중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미국 헤리티지 재단과 캐나다 프레이저 연구소에서 발표하는 경제 자유도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자유도(75.4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경제 자유도가 높을수록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 삶의 질도 향상된다는 게 한경연 보고서의 핵심 요지였다. 한국의 경제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면 민간경제를 제약하는 정부 개입이나 규제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결국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역대 정부가 '전봇대'(이명박 정부)니 '손톱 밑 가시'(박근혜 정부)니 하며 규제철폐를 외쳤지만 그때뿐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도 규제를 푸는 노력을 기울여온 건 사실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이에 관심을 표명했었다. 기업의 해외시장 도전을 "국가대표"로 빗댄 뒤 "(지금까지는) 모래주머니 달고 메달 따오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비유로 규제철폐를 역설했었다.

그러나 적어도 규제개혁에 관한 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7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13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모래주머니는 전혀 줄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수도꼭지를 생산하는 한 영세업자가 "매년 KC인증, KS, 환경표지인증 등 (이중삼중의) 인증 수수료로만 2500만원이 나가고 있다"고 하소연한 게 단적인 사례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한국에만 있는 'LED조명 규제' 등 229건의 규제 해소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가뜩이나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보호무역 회귀로 각국 경제는 지금 저성장이 뉴노멀이 될 판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기술혁신과 규제개혁으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경제 자유도가 1% 개선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1%p 상승한다는 한경연의 연구 결과가 그래서 주목된다.
그런데도 승차·숙박 공유와 같은 다른 나라가 다 허용하는 서비스산업에 우리만 이런저런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신산업을 막으면 기업들로선 외국으로 떠나는 것 이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나. 윤 정부가 업계의 이유 있는 아우성에 화답할 때다.
불합리한 규제 대못을 하나하나 뽑아내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야만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삶의 질도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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