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반도체 위기 내후년 이후 지속... ‘세제·인력 전폭 지원’ 대만을 보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5 18:14

수정 2022.09.05 18:14

법인세 부담률 韓 26%-대만 14%
국내 반도체 전문가 10명 중 7명이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은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0명 중 6명은 반도체 위기가 내후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비 경제규모는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반도체 대기업은 2배를 웃도는 대만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문가 10명 중 7명(76.7%)이 현재 반도체 산업이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위기 상황 직전'이라는 응답은 20%였으며, '위기가 아니다'라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전문가 58.6%는 '내후년 이후에도 반도체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1%는 '내년까지', '내년 상반기까지'는 13.9%로 집계됐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감소 및 재고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 미중 기술패권경쟁 심화 등의 리스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장단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그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대외현안으로 급부상한 '칩4' 논의가 국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응답은 36.6%, '부정적'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46.7%였다.

산업·학계는 위기 타파를 위한 모델로 대만의 규제완화 정책을 꼽고 있다.

대만은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비롯해 파운드리 3위 기업인 UMC, 세계 팹리스(반도체 설계) 4위 기업인 미디어텍 등을 보유한 반도체 강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에게 의뢰한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이 10억달러(약 1조3630억원)를 넘는 반도체 대기업 수는 대만이 28개사로 한국(12개사)보다 2.3배 많다.

전경련은 대만과 한국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서 이 같은 차이를 보이게 된 배경으로 법인세 등 조세환경을 들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반도체 산업의 법인세 부담률을 평균값으로 비교했을 때 한국은 26.5%로 대만(14.1%)보다 1.9배 부담이 컸다. 개별 단위로 봤을 때 삼성전자(27.0%)와 SK하이닉스(23.1%), LX세미콘(20.1%) 등 국내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15%를 웃돌았지만 대만의 TSMC(10.9%)와 미디어텍(13.0%), UMC(6.1%) 등의 법인세 부담률은 모두 15% 미만이었다.
강 교수는 "대만은 핵심 기술인력 확보의 경우 국내 우수인력 육성과 해외 핵심인력 유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정책활용 차원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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